[공연]3인3색 심청 효심은 한마음…국립창극단 ‘심청전’

  • 입력 2004년 5월 10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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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의 창극 ‘심청전’. 잔치 자리에서 심청이 왔다는 말에 눈을 번쩍 뜬 심봉사역의 왕기철씨(왼쪽)가 심청 역의 오민아씨와 손을 맞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국립창극단
국립창극단의 창극 ‘심청전’. 잔치 자리에서 심청이 왔다는 말에 눈을 번쩍 뜬 심봉사역의 왕기철씨(왼쪽)가 심청 역의 오민아씨와 손을 맞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국립창극단
판소리 ‘심청가’는 애간장을 녹이는 구슬픈 계면조 가락이 많아 서편제 소리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한다. 5월 ‘가정의 달’이면 생각나는 애절한 효심(孝心)의 이 드라마를 서편제 가락의 창극으로 감상하는 무대가 열린다. 16∼3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안숙선)의 전통창극 ‘심청전’.

이번 공연에서는 네 시간 남짓한 판소리 심청가를 두 시간 안팎으로 압축했다. 정응민 명창에서 시작된 정통 서편제 소리를 바탕으로 성우향 명창이 작창(作唱)을 맡았다. 각각 세 사람의 심 봉사와 세 사람의 심청이 ‘트리플 캐스트’로 출연한다. 심청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마당극 ‘뺑파’를 연출하기도 한 김일구 명창(64·무형문화재 적벽가 보유자 후보)이 심 봉사로 출연해 무게를 더한다. 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인 오정숙 명창(69)도 온화한 분위기로 심청의 든든한 ‘빽’이 되어 주는 ‘장 정승 부인’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국악계 ‘어른’들에 못지않게 후배 세대의 면면도 탄탄하다. 1992년 전주대사습놀이 장원 출신인 최명길씨(55)와 그로부터 10년 뒤 같은 영예를 안았던 왕기철씨(44)가 심 봉사 역으로 합세하고, 30대 초반의 김지숙 오민아 김유경씨가 청초한 심청을 연기한다.

연출은 94, 95, 97년 잇따라 ‘심청전’을 무대에 올렸던 김효경 서울예대 연극과 교수가 맡아 완숙한 무대를 선보인다.

안숙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98년부터 지난해까지 5월이면 판소리 다섯마당을 바탕으로 제작한 ‘완판 장막 창극’을 선보여 창극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왔다”며 “이제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 보급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연극적 장치 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일 오후 7시반, 토요일과 공휴일 오후 4시(29일은 오후 7시반). 2만∼5만원. 02-2280-4114, 5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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