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독창적 영상’ 日 오즈 야스지로 감독 특별전

  • 입력 2004년 5월 11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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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 오시마 나기사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3대 거장감독으로 손꼽히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작은 사진)의 ‘도쿄 스토리.’ 사진제공 시네마테크 부산
구로사와 아키라, 오시마 나기사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3대 거장감독으로 손꼽히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작은 사진)의 ‘도쿄 스토리.’ 사진제공 시네마테크 부산

일본 영화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朗·1903∼1963) 감독의 영화세계를 탐색할 수 있는 특별전이 부산과 서울에서 잇따라 열린다. 23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 28일부터 6월10일까지 서울 하이퍼텍 나다.

오즈 감독은 유럽 영화제 수상경력이 없는데다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다른 일본 감독들에 비해서도 서구에 뒤늦게 알려졌다. 그럼에도 ‘소박한 일상’ ‘절제된 형식미’ 등을 키워드로 하는 영상미학을 구축해 빔 벤더스, 허우 샤우시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짐 자무시 등 많은 감독들에게 깊고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평범한 일상을 통해 인생에 대한 진지한 관조를 이끌어내는 독창적 영상미학과 미니멀리즘적 연출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주로 소시민 가족의 일상에 담긴 비애를 소재로 도시인의 고독한 삶과 가족 해체를 다뤘다.

도쿄의 비료 도매상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중학시절부터 미국 영화에 심취했다. 1923년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쇼치쿠 촬영소에 촬영보조로 입사한 뒤 촬영조수, 조감독, 시나리오 작업으로 경력을 쌓았다. 이어 1927년 시대극 ‘참회의 칼’로 데뷔한 뒤 1962년 마지막 작품 ‘꽁치의 맛’에 이르기까지 총 54편을 남겼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세상살이의 씁쓸함을 아이들의 눈으로 그려내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널리 알린 ‘태어나기는 했지만’(1932년)을 비롯, 가장 완벽하게 인물의 성격을 그린 작품으로 칭송받는 ‘늦봄’(1949년), 전 세계에서 그에 대한 본격적 연구와 재평가를 촉발시켰던 ‘동경 이야기’, 최고의 원숙미를 자랑하는 ‘꽁치의 맛’ 등 대표작 17편이 소개된다.

문의는 시네마테크 부산(051-742-5377), 하이퍼텍 나다(02-766-3390 구내 293).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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