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7회 칸 국제영화제가 13일(한국 시간) 프랑스 남동부 해변 휴양도시인 칸의 ‘팔레 드 페스티벌(축제궁전)’에서 개막됐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경쟁과 비경쟁 부문 등을 통해 1000여 편 이상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며 23일 폐막된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배우 엠마누엘 베아르와 캐서린 터너가 환호 속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막작 ‘나쁜 교육’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비롯, 미국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 중국 궁리(鞏리), 인도 애쉬아리야 라이 등 스타들도 차례로 식장에 들어섰다.
개막식에서 타란티노 감독은 “칸은 나의 천국”이라며 “만약 당신이 영화를 사랑한다면 지금 이곳은 천국”이라고 말했다. 타란티노는 1994년 ‘펄프 픽션’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칸 영화제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또 알모도바르 감독은 “내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3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열차 폭탄테러로 사망한 희생자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고 말했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는 ‘올드 보이’(박찬욱 감독)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 감독) 한국영화 두 편을 비롯해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 애니메이션 ‘슈렉2’(앤드류 아담슨 감독 등)와 ‘이노센스’(오시이 마모루 감독),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2046’, 코엔 형제 감독의 ‘레이디 킬러’,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인생은 기적’ 등 18편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룬다.
이번 칸 영화제 기간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 올해 아카데미 남녀주연상 수상자인 숀 펜과 샤를리즈 테론, 우마 서먼, 카메론 디아즈, 톰 행크스, 샤론 스톤 등이 다녀갈 예정이다. 한편 개막식에서는 문화예술계 노동자들이 ‘별’들과 함께 레드 카펫을 밟는 전례 없는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턱시도를 입은 이들은 등에 ‘협상’이라는 단어를 붙인 채 정부의 실업수당 개정에 항의했다.
칸=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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