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목사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강의에서 초청강사로 나서 잇따라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을 믿는 것처럼 내 친척이 ‘부처 안에서의 구원’을 믿는다고 해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가 불교 관련 모임에서 강연한 것도 처음이지만 그리스도와 부처가 ‘다르지 않음’을 주장한 발언에 참석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조 목사의 취지는 종교간의 화해와 협력을 강조한 것이지만 발언 내용이 파격적인 데다 조 목사가 개신교계에서 보수 중의 보수로 꼽힌다는 점에서 충격이 적지 않았다.
보수교단인 예장 합동의 한 목사는 “‘예수의 유일성’에 기초한 복음주의 신학에서 보면 조 목사의 발언은 의외”라며 “신학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서 종교간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13일 조 목사의 비서실에는 종일 항의전화가 걸려 왔다. 한 신도는 “조 목사의 발언이 ‘그리스도 밖의 구원’을 인정한 것처럼 들린다”며 “도대체 정체가 뭐냐”는 거친 말까지 했다.
조 목사는 “일부 목사들이 종교의 평등성과 차별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유아독존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너 죽이고 나만 살겠다’고 종교끼리 싸우는 것은 부처도 예수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의 발언은 개신교계 일부에서 훼불 사건 등으로 종교간 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의 정신을 반추하는 계기로 삼을 만하다. 특히 반목과 갈등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보수 개신교의 리더인 조 목사가 상생과 화해를 화두로 종교간의 참사랑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신선해 보인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