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영화 ‘페이스’로 돌아온 송윤아 “호러 퀸 됐어요”

  • 입력 2004년 6월 1일 17시 37분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폭풍 속으로’에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송윤아(31)가 호러 퀸으로 변신했다. 11일 개봉 예정인 공포스릴러 ‘페이스’에서 그는 두개골만 갖고 사람의 생전 얼굴을 추정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복안(復顔) 전문 요원으로 등장한다. ‘광복절 특사’ 이후 2년의 공백 끝에 영화에 출연한 그를 만났다.

―2개월간 ‘복안’을 배웠다면서요?

“남녀는 두개골부터 다르더라고요. 여자는 두개골 윗부분이 타원형으로 예쁘게 빠졌다면 남자는 더 둔탁하게 올라가 부피가 커요. 국과수의 복안 전문가들이 ‘두개골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교감을 느끼기 때문에 이 일을 그만둘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두개골에도 한(恨)이 있군요. ‘폭풍 속으로’에서의 ‘미선’도 한 많은 여자였죠.

“실제 송윤아의 삶이 그래요. 뭔가 될 것 같은데 잘 안 돼요. 안타까워요.”

―톱스타 송윤아가 되는 일이 없다고요?

“현대 정주영 회장이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 분의 삶이 행복했는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게 예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1997년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 구미호로 출연했더군요. 95년 데뷔한 뒤 예쁘고 이지적인 이미지를 원했을 텐데요.

“구미호는 당대에 가장 잘 나가는 여배우가 하는 거였어요, 호호호. 사실 여러 생각할 여력이 없었고, 잡아야 할 기회였죠. 구미호로 변신하는 모습을 찍느라 10시간 동안 한 자리에 앉아 화장실도 못 갔죠. 눈썹 하나 붙이고 한 장면 찍고, 팔에 털붙이고 또 한 장면 찍고…. 그런데 화면에서는 변신 장면이 1초 만에 휘리릭 지나가더라고요.(웃음)”

―귀신 본 적 있나요?

“귀신 본 적 없으세요? 어, 전 몇 번 봤는데. 본 적 없으면 무척 건강한 사람이에요. 연기하는 사람들은 귀신 많이 봐요. 귀신이랑 얘기하는 연기자들도 꽤 되고요. 연기자가 연기할 때만큼은 자기 정신 아닐 때가 있잖아요? 자기를 던져버릴 때 혼령도 느껴지고 귀신도 보여요.”

송윤아는 “강심장이라 웬만한 공포영화를 봐도 그날 밤만 지나면 잊어버린다”며 “이 영화에선 ‘광복절 특사’처럼 뜨거운 연기가 아니라 차갑게 절제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했다. 평소 이중커튼을 치고 아주 캄캄한 상태에서 한여름에도 이불을 발끝까지 덮고 나서야 잠이 든다는 송윤아는 “‘식스센스’를 능가하는 기막힌 반전이 있다”고 ‘페이스’를 예고했다.

―‘페이스’와 김하늘 주연의 공포영화 ‘령’이 1주일 간격으로 개봉해 그 승부가 궁금해요. 배우 김하늘을 어떻게 보세요?

“저하고 같은 미용실 다녀요(웃음). 겉으론 예쁘고 약하지만 내면은 강하고 힘이 있죠.”

흰자위 없이 검고 큰 눈동자로 분장한 송윤아의 모습을 담은 ‘페이스’의 포스터는 서울지하철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1∼4호선 구간에선 게시가 허용된 반면,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5∼8호선에서는 “승객에게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불허됐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사진=김미옥기자 sal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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