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류진 주연의 ‘령’(18일 개봉)은 물을 공포의 대상으로 형상화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대생이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잇달아 죽음을 맞이하고 자신 역시 죽음의 공포에 떤다. 친구, 악몽, 물, 죽음으로 기억을 옮아가면서 공포는 강도를 더한다. 남상미 신이 전혜빈(가수 빈) 등 주변 캐스팅도 화려하다. 최근 ‘빙우’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폭넓은 연기를 보인 김하늘이 호러 연기에 성공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페이스’(11일 개봉)는 송윤아 신현준이 주연한 스릴러풍 공포영화. 두개골만 가지고 죽은 사람의 생전 얼굴을 복원해 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복안전문가가 의문의 두개골 복안 작업을 맡으면서 악몽과 환청에 시달린다. 점토로 얼굴 근육과 살을 만들어 가는 과학적인 복안과정이 색다른 흥미와 공포를 준다. 관절이 꺾이고 얼굴이 녹아내린 원혼의 모습을 형상화한 특수분장이 볼거리.
‘데스티네이션2’(11일 개봉)는 전편에 이어 ‘죽음이 예정되면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주제를 이어간다. 영화 초반의 자동차 충돌사고 장면은 웬만한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 뺨칠 정도로 규모가 크고 박진감 넘친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에 등장인물들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하나 둘 목숨을 잃어가는 장면은 강심장이 아니면 보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다. 사지절단은 기본.
7, 8월에도 공포영화는 이어진다. 먼저 다음달 개봉예정인 일본 영화 ‘착신아리’는 미래의 자기 자신이 죽어가는 순간에 현재의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온다는 내용의 심령 공포물. 죽음의 메시지는 희생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의 주인들에게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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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 개봉될 ‘분신사바’는 실제 국내 여고생들 사이에 유행했던 분신사바 주문(이 주문을 외우면 귀신이 나타난다는 것)을 소재로 끌어왔다. TV 드라마 ‘야인시대’ ‘대장금’에서 차갑고 새침한 모습을 보인 이세은이 분신사바로 과거의 저주를 불러내는 여고생으로, ‘가위’ ‘여고괴담’에 출연했던 ‘호러 퀸’ 김규리가 미술교사로 각각 출연한다.
‘펑키호러’를 표방하는 임창정 권오중 주연의 ‘시실리 2km’도 7월 개봉 예정작.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챙겨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에 도망온 석태(권오중)와 이를 뒤쫓아 온 양이(임창정)가 점차 음험한 본성을 드러내는 마을 사람들과 벌이는 한판 전쟁을 담았다. ‘시실리(時失里)’는 ‘시간이 멈춰버린 마을’이란 뜻.
김유미 임은경 주연의 ‘인형사’는 8월 개봉 예정작. 관절부분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구체관절인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외딴 숲 속 작은 미술관에 초대된 다섯 명의 사람들은 저주받은 인형 때문에 차례로 목숨을 잃는다. 사람을 살해하는 인형 처키를 소재로 한 ‘사탄의 인형’ 시리즈를 얼마나 창조적으로 극복하고 차별화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알 포인트’에는 감우성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이 작품은 8월 개봉예정으로 국내에는 낯선 전쟁공포영화다. 베트남 알 포인트 지역에서 실종된 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사들로부터 매일 밤 무전이 오고 그 무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알 포인트로 간 9명의 병사들이 겪는 공포를 그렸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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