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그릇은 음식을 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훌륭한 생활 인테리어 소품으로 변신할 수 있다.
그릇에 따라서는 그릇 자체가 장식품이 되고, 수납용기나 화분, 어항으로도 꽤 쓸모 있다. 작은 그릇은 촛대로 쓸 수 있다. 깨진 그릇은 빈 공간에 진열해 장식품으로 쓰면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깨진 그릇 조각도 각종 소품으로 쓸 수 있다.
그릇별로 다양한 생활 소품 활용법을 제안한다.
○ 큰 접시&큰 사발
서양식 큰 둥근 접시는 화려한 문양이 많으므로 삼발이를 이용해서 장식장에 세워 두거나 벽에 그냥, 또는 액자에 넣어서 걸면 멋진 장식품이 된다. 퓨전 비스트로 ‘비손’ 이마빌딩점(02-730-0472)은 벽에 그림을 거는 대신 예쁜 무늬가 새겨진 둥근 접시를 액자로 만들어 걸어뒀다. 깨진 접시 조각을 본드로 붙여 원래 모양을 만든 뒤 액자로 만들어도 괜찮다.
큰 사발은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큰 사발에 물을 부은 뒤 흰 조약돌을 깔고 부레옥잠 등으로 장식한 뒤 물고기를 넣으면 미니 어항이 된다. 간단한 화초를 담아 화분 또는 센터피스(식탁 가운데에 놓는 장식품)로 활용해도 좋다. 그릇에 얼음만 담아 술병을 꽂으면 아이스버킷이 되고, 탁자 위에 둬 간이휴지통으로 써도 된다.
○ 오목한 밥그릇&종지나 크림저그
오목하고 작은 밥그릇에는 향기가 나는 포푸리를 담아 본다. 컵이나 서양식 수프 볼도 적격이다. 냄새가 나기 쉬운 화장실 변기 위나 신발장 안에 두면 좋다.
작은 종지는 초를 담기에 적합하다. 물을 담아 납작한 향초를 띄우면 분위기 있는 장식품이 된다. 수국 같이 납작한 꽃을 띄워도 좋다. 압정이나 핀, 클립, 집게 등 자잘한 문구류를 넣어두기에도 적당하다.
서양식 저그는 길고 오목해 냅킨이나 포크, 스푼 등을 꽂아 식탁용 소품으로 쓴다. 높이가 낮으면 이쑤시개 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납작한 볼이나 네모난 접시
보통 수건은 화장실 선반에 쌓아 두지만 집에 손님을 맞을 때 납작한 볼에 수건을 돌돌 말아 넣은 뒤 화장실 세면대 옆에 올려두면 정성스럽게 느껴진다. 색색의 과일을 미리 씻어 볼에 가득 담아 식탁 위에 두면 보기에도 좋고 사람들이 오가면서 먹기에도 좋다.
네모난 접시는 오아시스를 이용해 꽃꽂이를 하면 화분으로 손색이 없다. 오아시스에 허브 또는 화초를 꽂고 이끼로 덮은 뒤 조약돌 등으로 장식한다. 냅킨을 접시 위에 차곡차곡 접어 올린 뒤 작은 돌이나 깨진 그릇 조각으로 눌러 상에 올려도 된다.
○ 깨진 그릇
깨진 그릇이나 컵은 깨진 것끼리 모아 그냥 세워 두면 독특한 느낌을 준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노영희씨는 깨진 와인잔과 유리컵을 작업실 레인지 후드 위에 올려 장식해 두고 있다. 우연적으로 만들어진 조각품인 셈이다. 뭉툭한 모양으로 깨진 사기그릇 조각은 숟가락 또는 젓가락 받침으로 쓰면 센스 있어 보인다.(그릇협찬 및 도움말=광주요, 아올다. 스타일링=푸드스타일리스트 노영희)
글=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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