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공영방송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BS 개혁’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참석자들은 “어떤 면에서는 신문개혁보다 더 시급한 것이 방송개혁”이라며 “미완의 개혁으로 남아 있는 KBS 개혁을 위해 학계 및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한일장신대 김남석(金南石·언론홍보학) 교수는 “KBS 개혁의 핵심은 수신료 문제”라며 “KBS의 경영 독립과 상업방송으로 전락한 KBS2 TV의 공영화를 위해서는 광고를 축소하고 수신료를 현실에 맞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KBS가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도록 정치적 독립을 확보하려면 △KBS 사장 인사청문회 △방송위원 단임제 △정당과 KBS 출신의 방송위원 및 KBS 이사직 일정비율 제한 등도 고려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KBS이사회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한상혁(韓相赫) 변호사는 “일반 기업과 달리 KBS이사회는 단순히 의결만 할 뿐 의결내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면서 “이사회 구조를 대폭 개선해 권한 강화 및 그에 따른 책임 부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또 “KBS의 문제점은 현재 KBS의 시스템 자체가 가진 효율성 및 투명성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확실한 규제방안이 마련돼 ‘공영성 제고’라는 본질적 목적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 전규찬(全圭燦·신문방송학) 교수는 “KBS의 비정규직종인 작가 및 FD, 엑스트라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들의 열악한 노동실태를 조속히 파악해 KBS의 노동시장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영삼 KBS노조위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전체인력은 500여명 정도가 줄었는데도 관리직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면서 “현재의 위계적인 관리체계 타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보수 일각에서 주장하는 KBS 경영진 교체 등은 노조 와해 등을 염두에 둔 발상”이라면서 “감사원은 양측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감사결과를 내놓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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