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수영복 패션의 노출 수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최근 개장한 서울 시내 특급호텔 야외 수영장에서는 이제 더 이상 평범한 원피스 수영복을 찾아볼 수 없다. 겨우내 공들여 ‘몸을 만들었던’ 남녀들이 비키니 수영복의 과감한 노출을 통해 ‘몸짱 이미지’를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꼭 젊은 층이나 몸짱뿐만이 아니다. 적당히 아랫배가 나왔음직한 30, 40대 여성들도 비키니 패션을 즐긴다. 마리 클레르 수영복 디자이너 김민기씨는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원피스는 오히려 체형의 단점을 부각시킨다”며 “비키니가 부담스럽다면 톱과 미니 랩 스커트를 겹쳐 입는 스리 피스, 포 피스 형태를 시도해볼 만하다”고 제안한다.
○ 올여름 키워드는 섹시함
여성용 비키니 수영복의 팬티는 허벅지 옆 부위를 깊게 파 올리는 프렌치 컷을 사용한 삼각팬티가 대부분이다.
돌체 앤드 가바나, 구치, 스텔라 매카트니 등 패션 브랜드 수영복과 파코라반, 레노마 등 수영복 전문 브랜드 모두 팬티 옆 라인과 허리선 사이의 폭이 1cm 이내로 좁다.
가슴 부위를 V자로 깊게 파내고 브래지어의 끈을 목 뒤로 묶는 홀터 넥도 인기. 풍만한 가슴을 자연스럽게 강조하기 위해 브래지어에는 가슴 컵을 달지 않거나 가슴의 3분의 1만 가리는 제품이 많다.
파코라반 수영복 디자이너 김수연씨는 “다만 가슴이 빈약한 여성은 둥글게 두꺼운 캡을 넣거나, 가슴 부분에 주름을 장식한 스타일이 가슴을 커 보이게 한다”고 조언한다.
섹시함이 올여름 패션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수년 동안 강조되던 고급스러운 하얀 피부 대신 구릿빛으로 태닝한 피부가 인기인 것도 주목할 현상.
아레나 등은 어깨에 태닝 자국이 생기지 않도록 비키니 브래지어 끈을 없앤 반두(Bandeau) 톱을 다수 선보였다. ㈜지벤스는 독일 ‘솔라 패션 GmbH’의 수영복을 수입해 이달 말부터 현대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한다. 스판덱스와 나일론 합성 소재로 수영복을 입은 채로 태닝해도 수영복 자국이 남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남성 수영복도 허리선이 낮게 내려가고 몸에 완전히 달라붙는 아슬아슬한 삼각팬티 형태가 많다. 무늬가 들어가지 않은 검정색 삼각팬티는 잘 다듬어진 몸매를 돋보이게 한다.
○ 로맨틱 스포티즘의 강세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여름에는 비키니 수영복 위에 덧입는 톱과 랩 스커트를 평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수영복이 아닌, 여름을 대표하는 스포츠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없을 정도로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가미됐다.
에어워크 수영복 디자이너 신민영씨는 “옆선에 줄무늬가 들어간 스리 피스, 포 피스 형태의 수영복은 인라인 스케이트나 테니스 웨어로도 매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출이 심한 삼각 비키니 브래지어가 부담스럽다면 여성스러운 색상과 디자인의 톱을 덧입어 체형의 결점을 가릴 수 있다. 평소 수영복 톱을 청바지와 함께 입거나, 얇은 망사 소재의 랩 스커트를 청바지 위에 덧입으면 훌륭한 믹스 앤드 매치 패션이 된다.
분홍, 파랑, 주황 등 밝고 화사한 색상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다양한 패턴의 꽃무늬, 도트무늬, 줄무늬 등 여성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스타일이 다수.
하와이안 수영복 브랜드 ‘로코 부티크’는 흰색 바탕에 초록색 야자수가 가득 장식된 스타일, 무지개 색상의 줄무늬가 프린트된 스타일 등을 내놓았다. 기존에 갖고 있던 단조로운 스타일의 수영복 위에 랄프로렌 블루 라벨이나 버버리의 꽃무늬 랩 스커트같이 화려한 것을 겹쳐 입으면 새로운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 로고와 패턴의 매력
이국적 정취가 물씬한 에트로의 페이즐리 문양이 올여름 패션의 핫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구치, 마크 제이콥스도 비슷한 분위기의 문양을 수영복에 도입했다.
아트적인 패턴의 유행과 더불어 파코라반은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수영복 전면에 가득 담았다. 물방울무늬가 트레이드마크인 마르니, 기하학적 프린트가 돋보이는 에밀리오 푸치, 선명한 로고를 박은 크리스티앙 디오르, 팝아트 만화를 넣은 미리엄 오카리즈 등은 로고와 패턴을 강조한 경우. 화려하고 큼직한 프린트가 날씬하게 보인다는 설명이다.
푸마, A6, 카파 등 캐주얼 브랜드의 수영복은 탱크톱 형태의 비키니 브래지어와 팬티의 색상과 디자인을 완전히 다르게 매치하는 스타일도 제안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남성 수영복 트렁크도 기존의 어두운 색에서 탈피해 주황, 빨강, 노랑 등 밝고 화사한 색상에 로고를 장식했다. 서핑, 스쿠버 다이빙 등 수상 레저 때 입으면 강렬하고 화려하다.
글=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수영복 손질과 보관법▼
●선탠오일이 수영복에 닿지 않도록 한다. 수영복 고무줄을 느슨하게 하거나 옷감을 손상시킬 수 있다.
●수영 도중 휴식할 때에는 자주 샤워를 한다. 수영장 물에는 소독액이 섞여 있어 변색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피부에도 좋지 않다.
●젖은 수영복은 타월에 싸 가지고 온다. 밀폐된 비닐봉지에 넣어 두면 내부의 열로 인해 변색될 수 있다. 뜨거운 승용차 트렁크 안에도 넣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에 중성 세제를 풀어 손빨래 하고, 타월 등으로 두드려 물기를 뺀 뒤 그늘에 말린다. 가슴 부분의 컵은 따로 떼 내어 세탁한다.
●보관할 때에는 두 개의 컵을 겹쳐 놓은 뒤 그 밑에 돌돌 말아 올린 수영복을 넣으면 컵 모양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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