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의 매력은 여성 팬들 사이에서 유명 브랜드의 ‘명품’ 같다고 평가받는 목소리. 그러나 이에 대해 “가사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명품 목소리’와 ‘소몰이 창법’
20, 30대 여성 팬들은 “박효신의 노래를 들으면 명품 브랜드를 가진 듯한 고급스런 환상에 빠진다”고 말한다. TV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한 여성작가(25)는 “박효신의 목소리는 울림이 깊어 가슴 절절히 다가온다”고 말했다. SBS ‘생방송 인기가요’의 이창태 PD는 “여운이 있는 독특한 목소리의 늪에 여성들이 빠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효신의 ‘웅얼거리는’ 창법을 ‘소몰이 창법’이라며 가사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MBC 수요예술무대 한봉근 PD는 “박효신의 거칠고 남성적인 호소를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싫어하는 남성도 있다”며 “박효신보다 좀더 밝은 톤의 목소리를 가진 임재범이 계속 활동한다면 박효신의 인기가 더 확대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효신의 매력은 남성적인 목소리와 소년 같은 외모의 부조화.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최승준 PD는 “덜 성숙한 소년 같은 외모에서 나오는 굵은 저음이 여성들에게 어필한다”고 평했다.
○ 여성에게 ‘작업’하는 목소리
작곡가 신재홍이 프로듀싱을 맡은 4집은 주류 음악이 선보일 수 있는 최대치를 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타이틀곡 ‘그곳에 서서’는 신재홍이 작곡한 선율과 박효신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4집은 박효신의 음색을 유지하면서 ‘소몰이 창법’을 자제해 안정감을 주고 있다”며 “박효신의 목소리는 낭만적으로 들려 여성들에게 다가가려는 ‘작업’의 느낌도 짙게 배어 있다”고 말했다. MBC ‘생방송 음악캠프’의 김구산 PD는 “이번 앨범에서는 웅얼거림을 줄여 팬 층을 넓혔다”며 “정확한 데이터는 아직 모르겠지만 음반에 대한 전반적 선호도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신은 2000년 1월 ‘해줄 수 없는 일’로 데뷔했다. 1집은 65만장이 나갔고, 2집 ‘세컨드 스토리’와 3집 ‘타임 아너드 보이스’가 각각 50만장이 팔리면서 박효신표 발라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그의 꿈은 솔(soul)을 본격적으로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4집에 ‘솔 트리’라고 이름 붙였지만 아직 본격 솔이 아니라 발라드에 가깝다. 그는 “한꺼번에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나만의 솔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궁극적으로 솔은 하나의 장르이고 노래는 내 삶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박효신이 보는 자신의 목소리는 어떨까.
“가끔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 목소리로는 밝은 노래를 부를 수 없잖아요. 제 목소리가 호소력을 갖는 것은 경제난 등 요즘 우울한 사회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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