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는 집에 오면 바로 잠자리에 든다. 외부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밀린 잠을 잔다. 부인이나 아이들과 어울릴 틈이 없다.
윤씨의 부인은 그런 남편이 야속하지만 탓하지는 않는다. 남편의 성공이 결국 가정을 위한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래서 남편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보약과 녹즙을 꼬박꼬박 챙겨줬다. 아이도 잘 키우고 집안일도 혼자서 무난하게 처리해 왔다.
그러나 둘째를 임신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우선 몸이 힘들어졌다. 그런데 첫째 아이마저 엄마 곁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유아원에 보내려고 하면 아이는 가기 싫다며 떼를 썼다. 혼을 내면 벽에 머리를 찧으며 울었다.
얼마 전 휴일이었다. 윤씨가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윤씨는 부인에게 아이를 잘못 다룬다고 짜증을 냈다. 평소 지쳐 있던 부인은 윤씨에게 반발했다. 윤씨는 홧김에 부인에게 손찌검을 했다. 아이에게도 버릇을 고치겠다며 체벌을 가했다. 그런데 아이가 경련을 일으키며 발작증세를 보였다. 놀란 부부는 응급실로 급히 아이를 옮겼다.
직장인 남편과 전업주부 사이에 이런 갈등은 적지 않다. 우선 윤씨에게 성공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는지를 물었다. 윤씨는 “당연히 가족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필자가 “지금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왜 포기하느냐”고 물었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아이와 놀아주도록 권했다.
부인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힘든 것을 구별해 남편에게 말하라고 했다. 아이에게 유아원 가기를 강요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 몸이 힘들면 시간을 정해 쉬도록 하되, 아이에게 “엄마가 힘들어서 쉬는 것”이란 사실을 알리도록 했다.
다행히 윤씨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가사를 분담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도움으로 부인은 여유를 찾았고 아이에게도 너그러워졌다. 아이 역시 다시 명랑해졌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