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자가 2년 동안 4권의 책을 완성했다는 것도 예삿일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출판기념회의 형식이었다. 지인들이 모여 책의 출간을 축하하고 의례적인 덕담을 나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4권의 책에 대해 5명의 선후배 학자들이 서평을 발표하는 형식이었다. 축사를 맡은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조차도 ‘Protestantism…’에 대해 “민감한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균형감각을 가지고 명쾌하게 서술한 역작”이라고 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살다가 23년 만에 돌아와 책을 몇 권 냈더니 후배와 친구들이 이런 자리를 마련하자고 했다”며 “그냥 함께 모여서 즐겁게 놀아보려 했는데 좀 거창하게 됐다”면서 쑥스러워 했다.
그의 말대로 이 자리는 1978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워싱턴대에서 박사학위(역사학)를 받고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0년 모교 교수가 되어 귀국한 그를 뒤늦게 축하하는 자리였다.
허동현 교수(경희대·한국사)는 “박 교수는 권위적이지 않고 매우 활동적인 분”이라며 “그 학구열, 추진력, 친화력에 반해서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자신이 “축복받은 사람”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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