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영웅시대’ 차인표 “젊은이들 용기 얻었으면…”

  • 입력 2004년 6월 15일 17시 36분


코멘트
MBC 경제드라마 ‘영웅시대’ 천태산 역의 차인표(37)는 “극중 나이 19세가 쑥스러워서 제작진에게 20대로 올려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MBC
MBC 경제드라마 ‘영웅시대’ 천태산 역의 차인표(37)는 “극중 나이 19세가 쑥스러워서 제작진에게 20대로 올려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MBC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모델로 삼았다고 해도, 천태산은 허구의 인물입니다. 사실 정주영인지 김두한인지 모르겠어요. 열 명씩 때려눕힐 정도로 싸움을 잘 하고, 쌀도 두 가마니씩 들고 다닙니다.”

7월 5일 처음 방영되는 MBC 100부작 경제드라마 ‘영웅시대’(극본 이환경·연출 소원영 박홍균·월화 오후 9:55) 천태산 역의 차인표(37). 그는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 모델인 국대호 역의 전광렬과 함께 5·16 군사쿠데타 직전인 36회까지 이 드라마를 이끌고 나간다.

차인표는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항에서 19세의 천태산이 1930년대 인천부두 하역장에서 일하는 장면을 찍었다.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조장(組長)’이라고 씌어진 흰 천을 왼팔에 두르고 허름한 노동자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주경야독하는 건강한 청년인 천태산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배역에 흡족해했으나, 천태산이 정 전 명예회장이라고 하는 시각에는 부담이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일부러 (정 전 명예회장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작진도 그렇게 요구했고요. 그런데 얼마 전 매니저로부터 그 분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1992년)를 받아보니 재미있더군요.”

차인표는 “정 전 명예회장은 경제에 좋은 영향을 많이 끼쳤지만 그 성공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뒷받침된 것이다. 아주 가난하게 시작해서 부자로 커 나가는 천태산의 삶을 통해 그런 이면까지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으로부터 접촉은 없었는가”란 질문에 차인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2002년 월드컵 홍보대사를 할 때 만난 정몽준 의원을 비롯해 여러 현대 관계자들과 알고 지냅니다. 하지만 드라마 때문에 접촉한 적은 없어요. 정치와 관련된 부분은 (천태산의 장년 시절 이후를 맡은) 최불암 선생님이 걱정하셔야 할 문제죠(웃음).”

차인표는 대표적 한류 배우로, 중국 및 동남아에서 10월 방영 예정인 대만·홍콩 합작드라마 ‘톈뤄유칭(天若有情)’에서 부동산 재벌로 등장한다.

“제게 돈 많은 역이 어울리나 보죠? 하지만 가난한 역이 촬영할 때는 더 재미있어요. 한여름에 양복 안 입어도 되고, 아무데나 자유롭게 쭈그려 앉아도 되고.”

탤런트 신애라와의 사이에 1남을 둔 그는 “가족과 도저히 떨어져있지 못하겠더라”라며 다음 중국 촬영 때부터는 식구들도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목포는 항구다’ 등 여러 편의 영화를 찍은 그가 멜로영화를 고사하는 이유도 가족과 무관치 않다.

“연예인 부부여서 관객들이 우리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잖아요. 시치미 뚝 떼고 영화에서 로맨스를 하려고 하면 저도 관객도 적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군산=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