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곡 ‘비목’의 작사가인 서울시립대 음악학과 한명희(韓明熙·65) 교수가 6·25전쟁을 추념하는 ‘한국전쟁추념문화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문화단지는 6·25추념공원, 전쟁박물관, 평화의 종탑, 칼토피아(Cultopia) 등으로 경기 남양주시 일원 12만평에 조성될 계획이다.
추념공원은 한국을 도왔던 참전 16개국을 비롯해 적군이었던 북한 중국 등 참가국별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을 갖추게 된다. 특히 북한군과 중공군의 명복을 비는, 가칭 ‘화해의 비(碑)’도 건립할 계획이다.
전쟁박물관에는 6·25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소설 음반 등에 쓰인 소품이나 소재, 실물 등도 전시된다.
한 교수는 “해외 상이용사들까지 이곳에서 전쟁의 아픔을 씻고 평화를 염원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도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외전시장에는 6·25전쟁에 사용된 각종 무기가 전시된다.
칼토피아는 문화(Culture)와 이상향(Utopia)의 합성어로 문화예술인 100여명이 문화단지 안에 실제 거주하면서 각종 문화행사를 주관하게 한다는 개념이다.
한 교수는 강영훈(姜英勳) 전 국무총리와 조성태(趙成台) 전 국방장관, 서지문(徐之文) 고려대 교수 등 저명인사 50여명을 초청해 최근 설명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한 교수는 특히 “참석하신 분들이 그동안 참전국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6·25전쟁의 추념공간이 없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현충일에만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추념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양주시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우선 해제할 수 있는 12만여평에 문화단지를 조성하되 연차적으로 공사에 들어가 6·25전쟁 60돌이 되는 2010년 완공할 예정이다.
한 교수는 우선 한국전쟁문화추념단지 건립을 위한 입법청원을 통해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20대에 강원도에서 군 복무를 할 때 6·25전쟁 중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많은 유골을 접하며 추념단지의 꿈을 키워 왔다는 한 교수는 “후세에까지 추념의 마음을 잇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각계의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양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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