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7단의 결정적 장면]준비된 흑1 ‘회심의 일격’

  • 입력 2004년 6월 20일 17시 59분


《48기 국수전 본선 1국

백 윤성현 9단 흑 원성진 5단

207수 끝 흑 불계승》

원성진 5단의 한 방은 누구보다 강렬하다. 전투에 뛰어난 기사들은 쉴 새 없이 주먹을 내지만 그는 힘을 비축하고 있다가 결정적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린다.

백은 ○로 뛰어 중앙 탈출을 노리고 있다. 이 백이 중앙으로 탈출하면 좌하귀 정석은 흑이 불리한 모양.

그러나 흑은 회심의 일타를 준비하고 있었다. 장면도 흑 1은 맥점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수. 실전도처럼 백 2로 나가야 하는데 흑 5가 또 한번의 맥점. 백은 6으로 물러서 귀의 흑을 잡을 수 밖에 없다. 흑 9까지 백 두 점이 근거를 잃자 흑이 단숨에 대세를 휘어잡았다. 실전도 백 6 대신 참고도 백 1로 두면 좌하귀 백이 죽는다.

원 5단은 “장면도 흑 1은 대국 당시 발견한 수가 아니라 이미 연구돼 있었다”고 말했다.

젊은 프로기사가 평소 고민하는 연구의 깊이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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