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유니버설발레단 창단 20주년 기념 걸작 3편 공연

  • 입력 2004년 6월 21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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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열대우림의 아름다움을 그린 나초 두아토의 ‘나 플로레스타’. 사진제공 유니버설발레단
아마존 열대우림의 아름다움을 그린 나초 두아토의 ‘나 플로레스타’. 사진제공 유니버설발레단
“남자 무용수들의 군무가 힘차 보이지 않아요? 고전발레로 기량을 쌓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시도하기에 딱 맞는 작품인 것 같아요.”

문훈숙 단장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현대발레 ‘올 섈 비(All Shall Be)’를 연습하는 무용수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최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발레단의 연습실에서는 창단 20주년 기념공연으로 준비 중인 ‘컨템포러리 발레의 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장 폴 콤랭의 ‘영원한 빛’, 나초 두아토의 ‘나 플로레스타(Na Floresta)’, 하인츠 스포얼리의 ‘올 섈 비’. 세 편 모두 유럽 정상급 안무가들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영원한 빛’은 1997년 유니버설발레단이 ‘레퀴엠’이란 제목으로 국내 초연한 작품. 콤랭이 아마추어 가수 겸 배우였던 어머니를 추억하며 만들었다. ‘나 플로레스타’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원색적 아름다움을 그린 작품으로 원시적 토속성을 보여준다. ‘올 섈 비’는 남녀 무용수들의 군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스포얼리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한껏 과시한다.

이처럼 현대발레 작품의 판권을 사들여 직접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노력은 무용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무용공연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려는 시도란 점에서다. 사실 해외 유명 무용단들의 내한공연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객들의 눈은 높아졌으나 국내 무용의 질적 발전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5월부터 유럽에서 안무가 또는 조안무가들이 내한해 연습을 지도 중이다. 물론 무용수들로서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 쉽지는 않다.

“고전발레를 할 때 쓰지 않던 근육을 쓰게 되니까 힘들어요. 부상도 많고요. 저도 우아하게 다리를 끄는 동작을 하다가 허벅지가 다 까졌어요.”

‘올 섈 비’에서 솔로를 맡은 황혜민씨는 숨을 헐떡이며 앉아 다리를 주무르며 말했다. 그래도 그는 “힘들지만 현대발레로 영역을 넓혀가고 싶은 게 대부분 단원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25일 오후 8시, 26일 오후 7시반, 27일 오후 4시 서울 리틀엔젤스예술회관. 6000∼6만원. 1588-7890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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