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TV가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빨강머리 앤’ 1, 2시즌을 방영한 뒤 3시즌을 방영하지 않자 이 방송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를 항의하는 팬들의 글이 잇따랐다. 동아TV가 자사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도 ‘빨강머리 앤’이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외화’ 부문의 1위로 꼽혔다.
세 번째 시즌은 20대의 앤(메건 폴로스)이 도회지에서 교사가 된 뒤 고향인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에이번리 마을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앤은 고향에서 의사가 된 약혼자 길버트(조너선 크롬비)를 만나 그를 따라 미국에 갔다가 그곳 생활에 실망해 다시 돌아온다. 이어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길버트는 군의관으로 자원했다가 전쟁 중에 실종된다. 앤은 길버트를 찾기 위해 독일군의 전쟁포로수용소까지 찾아간다.
19세기 말이 배경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원작과 달리 이 드라마는 전쟁이라는 극적 상황을 활용하기 위해 배경을 20세기 초로 바꿨다. 케빈 설리번 감독은 “작품의 핵심은 거리낌없는 상상력을 가진 외로운 고아소녀였던 앤이 교사에서 작가로,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작품의 상당 부분은 원작자가 아닌 드라마 제작자들이 창작했다. 이 때문에 원작에 비교적 충실했던 1, 2시즌을 기억하는 일부 팬들은 “3시즌이 원작에서 너무 벗어났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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