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마이웰빙/佛요리책 준비하는 진미령씨

  • 입력 2004년 7월 1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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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눈썰미와 손맛으로 ‘요리 연구가’라 불러도 좋을 가수 진미령씨. “양념을 최소화하고 재료의 맛을 최대한 잘 살려내는 것이 좋은 요리”라고 생각한다. 이종승기자 uriseeang@donga.com
남다른 눈썰미와 손맛으로 ‘요리 연구가’라 불러도 좋을 가수 진미령씨. “양념을 최소화하고 재료의 맛을 최대한 잘 살려내는 것이 좋은 요리”라고 생각한다. 이종승기자 uriseeang@donga.com

최근 트로트 곡 ‘내가 난생 처음 여자가 되던 날’을 발표한 가수 진미령씨. 개그맨 전유성씨와 알콩달콩 사는 것으로도, 청담동의 선술집 ‘삐리삐리’의 맵짠 운영으로도 유명하지만, 요리 연구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취미를 한껏 살린 요리책 2권에 이어 최근 프랑스 요리학원 ‘르 코르동 블뢰’를 졸업하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프랑스 요리 책을 내려고 준비 중인 그를 만났다.

○ 기본을 잘 지키자

그는 손맛뿐 아니라 눈썰미가 좋아 해외여행에서 먹어본 각국 요리를 자기 식으로 응용해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렇게 탄생한 ‘진미령식 퓨전 요리’ 중 하나가 두유 스키야키.

“일본에서 스키야키를 먹을 때 오래 끓여 국물이 졸아들 때 종업원이 우유를 붓더라고요. 나는 우유를 잘 안 마시니까 집에서 두유를 부어봤어요. 두유가 스키야키에 안 어울릴 것 같죠? 얼마나 맛있는데요.”

우유를 멀리하게 된 것은 방송 녹화차 들른 소 경매시장에서 젖소들이 항생제를 맞는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다. 그럼 유기농만 골라먹고 패스트푸드는 입에도 안 대고 집에서 만든 안전한 음식만 먹자 주의자인가? 그는 “어휴∼, 나 그렇게 밥맛없는 사람 아니에요” 하며 손사래를 친다.

“어떻게 유기농만 사먹을 수 있어요? 냉면을 좋아하는데 언제 집에서 면발 뽑고 삶는 짓을 하고 있냐고요. 그런 거에 너무 민감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몸에 더 나빠요.”

그는 “방부제, 화학조미료만 탈피해도 웰빙이 아닐까” 한다. 생산자들이 재료를 청결히 하는 기본만 지켜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니 집에서라도 잘 씻는 데에 더 신경을 쓴다.

“저는 살균 해독에 매실 진액을 자주 써요. 간장 게장 담글 때 게를 버무리기 전 매실 진액을 넣은 물에 담갔다가 건져내죠. 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할 때도 좋고요.”

○ 요리와 음악

그가 좋아하는 요리와 노래에는 공통점이 많다. “첫째, 둘 다 재료가 중요하죠. 노래에서 재료는 좋은 목소리이고요.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잘하는 요리죠.”

또 노래와 요리 둘 다 생각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박자와 리듬이 중요한 노래처럼 요리도 재료에 따라 살짝 데치고 오래 끓이는 박자가 중요하며 칼질에도 리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노래가 담긴 CD 재킷의 디자인에 공을 들이듯 요리도 모양새가 중요하다. 귀찮아도 손으로 찢어야 할 것은 칼을 대지 않고 손으로 일일이 찢어주고 어울리는 그릇에 담아낼 줄 알아야 한다.

노래하듯 요리를 하는 그는 “웰빙은 잘 살자는 건데 너무 유행을 타서 불만”이다.

“사실 70년대에 ‘잘살아보세’ 하던 구호도 ‘웰빙’하자는 거 아니냐고요. 잘살자는 것은 시대와 무관한 기본 욕구죠. 근데 너무 여기 쏠리고 저기 쏠리고 ‘웰빙’이 유행하다 보니까 자기 체질에 맞지 않는 걸 따라하기 시작하는데 그게 문제죠.”

○ 웰빙, 나 먼저 알고 해라

그는 “웰빙을 하고 싶으면 먼저 자기 체질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내가 뭘 먹었을 때 기분이 좋고 잠이 잘 왔나, 뭘 먹었더니 설사를 하고 배에 가스가 찼는지 그것부터 알아야 해요. 나를 안 다음에 웰빙을 해야죠.”

요리 예찬론자이지만 잘 먹는 것 자체가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날이 화창한 날, 기분이 들떠 있을 때 뭐가 먹고 싶던가요? 아니잖아요. 현재 시점에서 행복하고, 먹는 것 자체가 내 몸에 좋은 게 중요한 거죠. 우울할 때 스트레스 풀려고 먹는 거, 그런 건 웰빙이 아니죠.”

그는 요리가 하기 싫을 때는 절대로 안 한다. “만드는 사람이 궁시렁거리면 음식도 맛없기 때문”이다. 남편 전유성씨가 친구들을 몰고 밤늦게 들이닥쳐도 신이 날 때만 요리를 하지, 그렇지 않으면 “사서 먹어라” 하고 자버린다. 신이 날 때가 더 많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맨날 행복해요, 고맙습니다” 그러고 다니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정말로 그렇게 행복하냐’고 ‘우문’을 던지자 이런 ‘현답’이 돌아왔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일이 주어졌을 때 최대한 만끽하고 끊임없이 뭔가 하는데.”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진미령式 ‘발사믹 치킨 키위 샐러드’ 요리법▼

심심한 샐러드를 ‘발사믹 치킨 키위 샐러드’로 업그레이드 해보자. 닭가슴살은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이 풍부해 ‘몸짱’들이 즐겨 먹는 부위이고, 키위는 섬유소가 풍부해 소화를 촉진시켜준다.

▽재료(4인분)=닭가슴살 4쪽, 발사믹 식초 2큰술, 다진 마늘 2개, 올리브오일 1큰술, 갈색설탕 1큰술, 키위 3개, 양상추, 드레싱 재료(키위 1개, 아보카도 반개, 생크림 반컵, 깡통 파인애플 슬라이스 2장과 국물 약간, 사과 반개, 소금 1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식초와 마늘 올리브오일 설탕을 섞어 닭가슴살에 붓고 냉장고에서 4시간가량 재워둔다.

2. 양상추 잎을 씻은 뒤 먹기 좋게 찢어 접시에 담고 드레싱 재료를 섞어 소스를 준비한다.

3. 예열된 오븐에 닭가슴살의 양면을 각각 6∼8분씩 익힌다. 익은 닭가슴살을 먹기 좋게 잘라 상추 위에 얹은 뒤 드레싱을 뿌리고 키위를 잘라 함께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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