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동물원이 가장 신나는 놀이터였던 독일인 미술가 바푸스. 1995년 첫 아프리카 여행길에 오른 그는 세렝게티 초원에서 여섯 마리로 이루어진 치타 가족을 만났다.
치타 한 마리 한 마리마다 이름을 붙이고, 그들과 똑같이 네발로 기어 다니고 으르렁거리고 대화하며 4개월 동안을 그들과 함께 보냈다. 새끼 암치타 ‘디오네’와 특별히 친했던 그는 2년 뒤 다시 아프리카를 찾았고, 이제 어엿한 엄마 치타로 자란 디오네와 재회했다. 치타와의 ‘교유록’만이 내용의 전부는 아니다. 저자는 ‘상업화된 동물무대’ 세렝게티가 만들어진 일이 그곳의 원주민 마사이족에게는 삶의 현장을 박탈당한 것이었음을 고발한다. 생태계의 한 부분을 이루던 인간(원주민)을 배제하면 오히려 전체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만다는 문제 제기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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