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큰 쇠기둥을 용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지금 뭐하고 계세요?” 한 사람이 퉁명스럽게 답한다. “보면 모르냐! 먹고살기 위해 이 짓 하고 있지.” 다른 용접공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다리를 만들고 있단다.”
오늘 소개할 ‘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에 실려 있는 일화다. 세상사는 바라보기 나름이다. 똑같은 일이라도 어쩔 수 없이 할 때는 죽을 맛이지만 원해서 할 때는 즐겁기 그지없다. 공부도 그렇다. 부모가 억지로 끌고 가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원해서 학습에 매달리게 할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에 싸여 있는 부모에게 이 책은 자녀 교육을 위한 훌륭한 ‘실전 매뉴얼’이다.
저자는 임상 심리학자답게 과학적인 학습 치유책을 제시한다. 무엇을 하건 성공하려면 먼저 강한 욕망, 즉 삶의 목표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흔히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가요”라며 따진다. 그럴 경우 저자는 아이에게 이렇게 자문해 보게 하라고 권한다. 과연 나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는가? 미친 듯이 탐구하는 것이 있는가? 특별히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있는가? 이 세 질문 앞에서 머뭇거리면서도 공부를 게을리 한다면 인생은 방향타를 놓아버린 배와 같다.
설령 목표가 분명하다 해도 사람은 노력하기보다 핑계거리를 먼저 찾기 마련이다. ‘자기 불구화 전략(Self-handicapping Strategy)’이라고 일반화되는 이런 성향은 시험을 앞두고 대학가 술집이 더 붐비는 현상 등에서 잘 나타난다. 자신은 실력이 있지만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결과가 나빴을 뿐이라고 변명하고 싶은 심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적극적으로 자신을 바꾸며 학습에 몰두할 수 있을까? 먼저 문제제기를 긍정적으로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왜 너는 수학을 못하니”라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답밖에 나올 수 없지만,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는 건설적인 대안이 나오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심리학의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목표 설정부터 계획 설계, 구체적인 학습방법에 이르기까지 튼실한 조언을 던져주고 있다. 아이와 실랑이에 지친 부모라면 귀에 쏙쏙 들어올 유용한 지식들이다. “부모도 자식에게 칭찬받고 싶어 한다”는 서문의 내용도 새겨들을 만하다. 자녀에게 부모 욕심이 투영되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혹 아이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자신도 이루지 못할 지나친 꿈을 아이에게 지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모들도 한번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학교 도서관 총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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