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부천판타스틱영화제 볼만한 ‘엽기베스트 5’

  • 입력 2004년 7월 14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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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15일 개막된다. 부천영화제의 특징은 늘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던 비주류 영화들의 무한 상상력을 한껏 즐길 수 있다는 점. 부천영화제 김영덕 프로그래머의 추천을 받아 비주류의 기발한(때론 끔찍한) 상상력과 비틀기 정신이 빛나는 ‘엽기영화 베스트 5’를 소개한다. (참조 www.pifan.or.kr)》

▽가감보이(Gagamboy)=감독 에릭 찰스 마티(필리핀). 코미디 액션 영화.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상 주니는 돌연변이 거미를 삼킨 후 양손에서 오렌지색 진액을 뽑아내는 거미인간 ‘가감보이’로 변신해 바퀴벌레맨과 대결한다. 스타일리시한 거미인간은 절대 기대하지 마시라. ‘짝퉁 스파이더맨’의 엉성한 비밀무기와 유치한 의상이 실소를 자아내면서도 즐겁고 유쾌하다. 관습적 슈퍼히어로에 대한 조롱.

▽트로미오와 줄리엣(Tromeo & Juliet)=감독 로이드 카우프먼(미국). 끔찍하고 역겨운 이미지가 가미된 호러 드라마. 몬티큐 집안의 트로미오는 젖소 복장을 하고 파티에 갔다가 원수지간인 캐퓰릿 집안의 소녀 줄리엣을 만나 사랑한다. 줄리엣은 흉측한 괴물로 변하는 약을 먹고 아버지가 강요하는 정략결혼을 모면한다. 셰익스피어 고전을 신나게 비꼬고 비튼다.

▽타말라2010-우주의 펑크캣(Tamala 2010-A Punk Cat in Space)=감독 T.O.L.(일본). 귀엽고 아기자기한 체하다가 한방 먹이는 애니메이션. 멍청한 헬로 키티 시대는 끝났다. 2010년 고양이들이 사는 우주는 ‘캐티 앤 코’라는 거대회사에 의해 식민지화된다. 인생을 펑크스타일로 사는 한 살짜리 고양이 타말라는 자신의 고향별을 찾아 나선다. 심각한 걸 싫어하고 의사표현이 분명한 신세대 분위기가 묻어나는 타말라의 캐릭터를 주목할 것.

트로미오와 줄리엣

▽톡식 어벤저2(The Toxic Avenger Part 2)=감독 로이드 카우프먼, 마이클 허츠. 블랙유머가 가미된 하드 고어 영화. 악당무리의 사주를 받은 정신과 의사는 괴력을 지닌 복수의 화신 톡시에게 “진짜 아버지를 찾아야만 억압이 풀릴 것”이라는 프로이트적 해석을 내린다. 톡시는 아버지를 찾아 일본으로 떠나고 악당들은 악행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사지절단은 기본. 죽음을 유희처럼 바라보는 B급 영화 정서가 춤춘다.

▽네크로맨틱(Nekromantik)=감독 요르크 부트게라이트(독일). 시신에서 성적 만족을 느끼는 네크로필리아를 다뤘다. 사고사한 시신을 처리하는 회사 직원 롭은 시신의 일부를 집으로 가져간다. 그러나 직장에서 해고된 롭은 욕구불만에 시달리다 결국 창녀를 살해하게 된다. 어두운 상상력으로 호러 마니아들이 암암리에 비디오로 돌려보던 B급 호러의 고전.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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