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신부 “일부언론, 金추기경에 우상화 수법 쓰고 있어”

  • 입력 2004년 7월 16일 11시 32분


지난 3월 “김수환 추기경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신부(62)가 최근 “김 추기경 비판문제를 장유유서의 관점에서 평가해선 안된다”고 포문을 열어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함 신부의 발언은 1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추기경 등 일부 성직자가 보수 언론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던 중에 나왔다.

함 신부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김 추기경의 문제된 많은 발언에 대해 침묵해왔고 내심으로는 무척 고심했었다”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함 신부는 “김 추기경은 한국사회의 인권과 개혁을 위해 사제들과 학생들이 단식할 때는 찾아가지도 않던 분”이라며 “(그런 분이) 정치적 목적으로 단식하는 한나라당 최병렬 전 의원을 찾아가셨을 때 저희는 사실인가 하고 눈을 비볐었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함 신부는 “일부 언론이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추기경을 마치 존경하는 것처럼 소개하지만 오히려 그 분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참으로 김 추기경을 존경했다면 그렇게 졸렬한 기사를 쓰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이 바로 전형적 우상화 수법”이라며 “추기경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 신부는 최근 노 대통령과 보좌진에 대해 ‘무능 무경험 무식’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한 정의채 신부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함 신부는 “정의채 신부는 철학교수로서 삶과 정치를 비판할 수 있다”며 “문제는 일부언론이 그를 통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 또한 언론에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함 신부는 지난 3월“탄핵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선 안된다. 헌재 판단을 기다리자”며 촛불시위 자제를 요청한 김 추기경에 대해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분의 ‘참으라’는 말씀은 독재시대에 권력자들이 하던 표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에도 “김 추기경의 의견은 그냥 연세 드신 분의 말씀이라고 단순히 여기면 된다”며 “그 분이 한때 높이 평가받았지만 누구나 사람은 한계가 있다”고 말해 한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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