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긴다면 나보다 강한 것이다.”(이창호 9단)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이 제38기 왕위전 도전 5번기에서 만났다. 16일 제주 제주시 전통문화재인 제주목 관아 귤림당에서 열린 1국은 이창호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오후 4시 현재 133수까지 진행됐으며 이창호 9단이 약간 우세한 상태.
이들은 2003년 3월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 이후 첫 도전 무대를 갖고 있다. 당시 이세돌 9단이 3 대 1로 타이틀을 따내자 바둑계는 ‘양이(兩李)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지난해 8월 후지쓰배 우승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계대회에선 자주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국내 대회에서도 무관으로 전락했다.
이번 왕위전 본선에서는 달랐다. 그는 7전 전승으로 도전권을 손에 넣었다. 또 올해 성적이 28승8패로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김성룡 8단은 “이세돌 9단은 이창호 9단을 만날 기회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도 올해초 최철한 8단에게 국수 기성을 빼앗기면서 기우뚱했으나 최근 원래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창호 9단은 이세돌 9단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싸움을 일으켜 승부를 복잡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평했다. 이세돌 9단은 “이창호 9단의 바둑은 미스터리다. 상대의 집이 확실한 듯한 곳에서 조금씩 이득을 취해 어느덧 만만치 않은 형세를 만든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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