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강원 경포대, 충남 대천해수욕장을 비롯한 남, 동, 서해안의 해수욕장이 장마 끝 더위에 지친 피서객에게 손짓하고 있다. 7월 중순까지 모두 개장한 전국의 해수욕장은 경제난 속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이벤트로 피서객을 유혹하고 있는 것.
해수욕장 운영주체인 관할 관청과 번영회 등에서는 "친절이 곧 여름특수, 바가지요금 없는 깨끗한 해수욕장"을 내세우며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알뜰 피서도 즐기면서 추억거리가 넘실대는 해수욕장을 찾아 떠나보자.
△남해안= 해마다 1000여만 명 이상의 피서객이 찾는 해운대해수욕장과 인근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카드 한 장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전자화폐인 '해운대 서머 비치카드'가 운영되고 있다. 개방된 해수욕장에서 전자화폐가 운영되기는 전국 처음.
해운대는 인터넷 무료쉼터 운영, 백사장 청소기계 운영, 차량통행제한구역 설정, 화물차량 출입 통제 등을 통해 해수욕장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젊음의 무대인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내 외국인을 상대로 '홈 스테이' 프로그램을 내걸고 "부산 바다로 오이소"를 외치고 있다. 희망자는 수영구청 총무과(051-610-4115)와 홈페이지(www.suyeong.busan.kr)를 통하면 된다.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음식점들은 고속철도(KTX) 승차권을 제시하는 피서객에게 당일에 한해 음식값의 10%를 할인해 준다.
낙동강 하구의 석양이 일품인 다대포해수욕장에서는 넓은 백사장에 축구대, 체력단련시설, 야외무대와 텐트 300동을 설치해 피서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적당한 수온과 수심으로 가족단위 피서객이 많이 찾는 경남 남해의 상주해수욕장에서는 지난해까지 받던 입장료를 아예 받지 않고 '바가지요금 없는 해수욕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상주해수욕장 번영회 박영운 회장(51)은 "피서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친절서비스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며 "바가지요금은 더 이상 거론조차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동해안= 동해안의 대표 격인 강릉 경포대해수욕장에서는 50여개에 달하는 '최고의 민박집'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경포대의 명성답게 바가지요금 없는 투명하고 깨끗한 운영과 친절서비스를 자랑으로 내세운다. 무인카메라 5대를 설치해 피서객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속초해수욕장에서는 숙박업소 78개소와 190개소의 음식점을 속초시 관광홈페이지에 소개하는 '인터넷 인증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비수기요금과 성수기요금, 주말요금을 게시해 믿고 찾는 '강원도 관광의 힘'을 자랑하고 있다.
업소가 원할 경우 인터넷 인증제를 받을 수 있지만 부당 요금을 받거나 손님들의 불편사항이 3회 이상 게시되면 인터넷에서 자동으로 삭제되는 '삼진 아웃제'로 운영된다.
강릉시 김호기 관광개발과장은 "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 관광 안내책자 발간, 바다 민원실 운영, 청결한 백사장 관리 등으로 다시 찾고 싶은 해수욕장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의 월포, 화진, 칠포해수욕장에서는 올해부터 주자요금을 받지 않으며, 울진과 영덕 등지의 해수욕장도 주차요금을 받지 않거나 50% 가량 내렸다.
해금강에 비교되는 아름다움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경북 울진의 나곡 및 구산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을 대상으로 방문소감과 사진 공모전을 열어 특산품 울진 송이를 선물로 준다.
△남서해안=전남 최고를 자랑하는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는 올해부터 입장료를 폐지하고 소나무 숲에 야영장과 탐방 로를 새로 만들었다.
함평군 함평들머리해수욕장에서는 다음달 10일까지 갯벌 생태체험 학습장을 운영하고 매주 한차례 인공풀장 내에서 장어잡기대회가 열린다.
전북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및 해리면 동호해수욕장 번영회는 출향인사 3000여명에게 '고향에서 피서하기' 서한문을 발송했다. 19일~다음달 31일까지는 매주 금요일 고창농악보존회 주관의 농악공연도 곁들여진다.
해수욕장 주변 곳곳에 갯바위 낚시터가 있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모항갯벌해수욕장에서는 은 24일 모래성 쌓기, 얼음 버티기 등으로 꾸며지는 '작은 축제'가 마련된다.
황홀한 낙조가 장관을 이루고 채석강과 적벽강 사이에 자리 잡은 변산면 격포해넘이해수욕장과 군산항에서 뱃길로 2시간가량 가면 만나는 선유도해수욕장은 원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피서와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에서는 16~22일 '보령머드축제'가, 태안의 청포해수욕장에서는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00여개 팀이 참가하는 '서해 국제 인디뮤직 페스티벌'이 열려 여름 낭만을 연출한다.
전북도 김종렬 관광홍보계장은 "경기침체로 지역경제까지 어려운 마당에 외지 피서객은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다"며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와 관내 해수욕장이 손님맞이 준비로 바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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