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이 처음 이 소설을 구상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무려 10여년에 걸친 ‘노작(勞作)’이다. 그는 “전문 소설가가 볼 때는 미숙한 작품이겠지만 10대 눈높이에서 역사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난히 역사소설을 좋아했지만 직접 쓰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당나라 시대의 의상, 궁궐, 전쟁 등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위해 중국 친구들에게 수소문해서 자료를 얻었다. 50여명이 넘는 등장인물을 ‘교통정리’하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 헷갈리지 않으려고 인물 가계도와 사건 발생표를 만들어 책상머리에 붙여 놓고 두세 번씩 확인을 거쳤다. 본인이 검도 유단자여서 무술 액션 장면을 쓰는 것은 오히려 쉬웠다고 한다.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신양이지만 그의 부모는 소설 출판을 말리지 않았다. 전교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신양은 “부모님이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라’면서 믿어 주셨고, 저도 공부할 때는 글 쓰는 작업을 일절 중단하는 등 ‘일’과 ‘공부’를 철저히 구분했다”고 말했다.
글쓰기도 그렇지만, 출판도 쉽지는 않았다. 고1 때 소설을 완성한 뒤 10여 곳의 출판사에 편지를 썼지만 “여고생이 쓴 무협지에는 관심이 없다”는 답장만 돌아왔던 것.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출판을 이뤄 낸 만큼 소설에 대한 애착이 더욱 크다.
“장래 희망은 산업디자이너이지만 소설은 계속 쓸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신라시대 화랑들의 우정을 다뤄 보고 싶습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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