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작가 홍석중씨 만해문학賞 받는다

  • 입력 2004년 7월 21일 19시 28분


소설 ‘황진이’를 쓴 북한 작가 홍석중씨(63)가 제19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21일 선정됐다. 북한 작가가 국내 문학상의 수상자로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작 ‘황진이’는 북한의 평양 문학예술출판사에서 2002년 출간된 장편소설로 올 2월 대훈서적이 수입해 전국에 보급했다. 이 작품은 황진이와 그가 거느린 종 ‘놈이’ 사이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를 소설의 기틀로 삼고 있다. 북한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에로틱한 성애 묘사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수입 당시 화제를 모았다.

‘만해문학상’은 창비가 만해 한용운을 기리기 위해 1973년 제정했다. 창비측은 “한국어로 된 문학적 업적을 대상으로 하는 상의 취지를 살려 올해는 북한작품을 심사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선정 이유에 대해 “종래의 북한작품이 가진 이념성과 경직성에서 벗어난 작품으로, 본격적인 역사소설로서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11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창비측은 “수상자에게 수락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만큼 그의 시상식 참석 여부 및 상금 1000만원의 전달방법 등에 대해 통일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소설 ‘임꺽정’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의 손자로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1948년 조부를 따라 월북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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