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조차 없는 밤에 燭태워 안젓으니/리별에 병든 몸이 나을 길 없오매라/저달 상기 보고 가오니 때로 볼가하노라’
‘청포도’ ‘광야’ 등을 쓴 항일 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사진)가 남긴 시조 2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시조는 육사가 1942년 동료 시인 신석초에게 보낸 편지에 쓴 것으로 신석초의 유족이 발견해 최근 육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이육사 전집’(깊은샘)에 실리게 됐다.
전집을 엮은 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국문학)는 “지금까지 육사의 자유시 이외에는 한시(漢詩)가 세 수가 전해져 왔다”며 “육사가 시조를 썼다는 사실은 처음 알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육사의 시조는 표면적으로는 신석초에게 보내는 것이지만 내용면에서 국가 민족에 대한 그리움과 항일 저항의 정서를 깔고 있다”고 평했다. 외형적으로는 3장 6구라는 평시조의 형식을 지켜 전통적인 율격을 따르고 있다.
두 편 모두 1942년 8월 4일 씌어진 것으로 ‘(경북 경주) 옥룡암에서 신석초에게’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육사 전집’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육사의 작품들과 함께 신석초에게 보낸 편지 4통과 2편의 산문 등 총 6편의 새로 발굴된 글이 실렸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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