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특징은 우선 보석의 크기가 커졌다는 것. 그 자체가 큰 것을 사용하거나 평평한 면을 넓게 커팅해 단순하면서도 시원해 보이도록 한 제품들이 많다. 울퉁불퉁한 원석을 그대로 쓰는 등 가공을 거의 하지 않은 제품들도 있다.
색상은 전체적으로 화려해졌다. 푸른색이 시원해 보이는 아콰마린, 녹음이 느껴지는 사파이어 등의 컬러보석들이 주류를 이룬다. 보석에 준보석을 덧붙여 복합적인 색상이 보이도록 한 제품들도 많다.
○ 못생긴 보석들
카르티에는 식빵모양의 빨간색 루비를 앵무새가 발로 잡고 있는 모형의 브로치를 내놓았다. 바게트 빵 모양으로 다듬은 이 루비는 무려 39캐럿으로 성인남자의 엄지손가락 한마디만큼 크다. 원석을 거의 가공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백금으로 만든 앵무새가 루비를 발로 잡고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자연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엔 단연 진주가 단골 소재. 동그랗고 매끈한 진주도 좋지만 울퉁불퉁 못생긴 진주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미키모토는 약간 짙은 색상의 울퉁불퉁한 천연 바로크 진주만으로 만든 바로크 펄 목걸이와 귀고리 세트가 인기. 매끈하고 뽀얀 바다진주에서 느껴지는 고귀함은 없지만 펄 진주의 굴곡에 따라 빛이 다양하게 반사되는 화려함이 매력.
천연 진주의 곡선을 살려 오리얼굴 모양으로 꾸민 카르티에 제품도 특색 있다. 부리는 산호석으로, 눈은 에메랄드로 장식했다.
○ 심플하고 화려하게
보석 자체가 크거나 평면이 넓게 보이도록 커팅하는 단순한 디자인이 요즘 트렌드. 보석이 커 보여 시원해 보일뿐더러 빛이 투과되는 면적이 넓어 맑고 투명해 보인다.
불가리는 피라미드 모양의 사각뿔 형태로 커팅한 보석반지들이 인기. 사각뿔 형태는 심플하지만 입체감이 있고 빛의 굴절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
반클리프 앤 아펠은 심플함과 모던함을 최대한 살린 엘렉트라 링을 내놓았다. 짙은 금빛의 시트린과 포도주 빛의 자수정으로 된 것이 크기만 해도 20캐럿에서 40캐럿까지 다양하다. 유색석 자체에서 풍기는 아름다움이 충분히 드러나도록 둥글고 평평하게 커팅돼 빛이 많이 투과되도록 디자인했다.
○ 준보석과의 조화
두 가지 이상의 보석류를 붙여서 독특한 색상을 내는 것도 인기다.
스티븐 웹스터는 보석 위에 얇은 록 크리스털(무색 수정)을 얹은 크리스털 헤이즈 시리즈를 선보였다. 역시 넓은 표면적을 드러나게 한 디자인으로 통과하는 빛이 프리즘을 거쳐 산란하는 다양한 빛깔을 체험할 수 있다. 루비, 터키석, 로도크로사이트, 실버 옵시디안 등 다양한 보석을 결합해 독특한 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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