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자로 발행되는 불교신문에 따르면 원광대 박물관팀은 2000년 7월 실상사 문화재 조사 당시 백장암 삼층석탑 옆에서 발굴한 기단부 부재 6점을 사찰에 알리지 않고 ‘주인 없는 문화재’로 문화재청에 신고한 뒤 박물관으로 가져갔다. 문화재관리법상 주인 없는 문화재는 일정 기간 공고를 거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국가에 귀속되며 발굴자가 관리를 맡는다. 이에 따라 이 기단부 부재들은 현재 원광대 박물관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백장암 주지 영관 스님은 “원광대측이 기단부 부재를 학술 연구를 위해 가져갔는데, 국가에 귀속시킨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며 “사찰 지하에서 발굴된 유물은 조계종단에서 관리해야 하며 부재를 다시 찾아와 학술 검토를 거친 뒤 삼층석탑의 원형 복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발굴에 참여한 원광대 최완규 교수는 “2001년 백장암 발굴 조사 보고서에는 ‘삼층석탑 기단부 부재로 판단된다’고 했으나 아직 확실치 않다”며 “추후 연구 조사를 통해 삼층석탑의 기단부 부재임이 확인되면 원형 복원을 위해 반환하겠다”고 말했다.
원광대 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기단부 부재는 팔부신장상(八部神將像·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장군상) 등이 새겨져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백장암 삼층석탑은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불국사 석가탑과 달리 기단부가 없고 지대석(땅에 닿는 탑 아래 부분의 넓은 돌) 위에 바로 탑신이 있어 이형(異形) 석탑으로 알려져 왔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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