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댄스의 부드럽고 경쾌한 스텝이 정신분열증 환자의 닫힌 마음을 연다.
자이브, 차차차 등의 동작을 열심히 따라 하는 가운데 땀이 송골송골 맺힌 환자들의 얼굴에는 평소의 굳어있던 표정은 사라졌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김창윤 교수팀은 정신분열증 환자를 대상으로 4월부터 8주 과정의 ‘댄스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환자들의 정서위축 증세와 우울증이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분열증은 우리나라 국민 1% 정도가 앓고 있는 질환. 약물과 상담치료를 통해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가벼운 환청이나 망상, 대인기피 증상이 남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약물치료의 부작용으로 한동안 몸이 뻣뻣해져 행동이 불편할 수 있다”며 “가벼운 춤은 물리치료 효과와 함께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댄스 치료는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1시간 진행된다. 빠르고 경쾌한 라틴 리듬에 맞춰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담당 의료진과 환자들이 손을 맞잡고 스텝을 맞춘다.
치료에 참여한 주부 환자 이모씨(35·여)는 “가족에게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는 화젯 거리가 생겨서 즐겁다”고 말했다.
또 이모씨(35·여)는 “매일 아파트 단지만 배회했는데 1주일에 한번씩 병원으로 외출하게 되면서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댄스치료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전공의 이재현씨(32)는 “가벼운 스킨십을 통해 환자들과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 편안하게 얘기를 하게 돼 치료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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