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거대한 마법의 퍼포먼스… 디즈니 ‘미녀와 야수’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26분


화려한 볼거리를 담은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 - 사진제공 LG아트센터
화려한 볼거리를 담은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 - 사진제공 LG아트센터
8일 오후 4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공연을 가진 뮤지컬 ‘미녀와 야수’는 환상을 현실 속에 그대로 재현한 거대한 마법의 퍼포먼스였다.

디즈니 뮤지컬의 한국 첫 진출이란 점에서 주목받은 이날 공연은 연출가를 비롯한 디즈니 제작팀과 하드웨어에 국내 배우들의 결합으로 선보였다.

1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초대형 뮤지컬답게 2시간 반의 공연 내내 화려한 무대장치와 소품, 조명, 특수효과 등으로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관객들의 눈앞에서 왕자가 야수로, 야수가 왕자로 마술처럼 순식간에 변신해 감탄을 자아냈다.

토니상(의상상·1994년)의 영예를 안은 독창적인 의상도 볼거리였다. 시계와 촛대, 주전자와 화장대 등 물건으로 변신한 성의 하인들은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스푼과 포크, 나이프, 접시 등이 함께 부르는 곡 ‘오세요(Be Our Guest)’는 눈과 귀를 사로잡는 군무와 노래를 통해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매력을 한껏 과시했다.

미녀 벨 역의 조정은, 야수 역의 현광원은 뛰어난 가창력이 돋보였고, 가스통과 성의 하인들의 코믹 연기도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그럼에도 첫 공연은 감정의 깊이가 담긴 연기를 선호하는 한국 관객들에겐 전체적으로 밋밋하게 보였다. 잘 알려진 이야기일수록 관객들이 정서적으로 무대에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섬세한 감정 표현이 필요하지만 하루아침에 왕자에서 괴물로 변해버린 야수의 고뇌, 벨과 야수의 애틋한 사랑은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 또 야수가 무대를 압도하는 힘과 카리스마를 갖기보다 아담하게(?) 비쳐진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오페라의 유령’(2001년)을 선보인 제미로, 설앤컴퍼니, LG아트센터의 공동제작. 무기한.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8시 일 공휴일 오후 2시 7시. 4만∼12만원. 02-2005-0114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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