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등 스포츠팬들의 관람형태였던 ‘단관’ 열풍이 공연계로 번졌다. 인터넷 카페와 클럽, 커뮤니티를 통해 무대공연예술을 할인 관람하는 ‘단관’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 뮤지컬이 변화의 핵
무대예술계에 본격적인 ‘단관’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오페라의 유령’ 등 국내에 공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바람의 진원지였다. 지난해 7월 배우 조승우가 주연했던 뮤지컬 ‘카르멘’에는 조승우 팬클럽 소속 네티즌 1000명이 단관을 신청하는 등 객석의 40∼50%가 단관 관객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싸이월드’ 등에는 ‘뮤지컬매니아’, ‘Welcome to Broadway’ ‘SongnDance’ 등 회원 5000명을 넘어선 단관 동호회와 카페도 등장했다. 다음 카페의 동호회 모임인 ‘뮤지컬매니아’는 자체 웹진을 발행하는 등 단순 관람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 기획사는 수요 예측, 관객은 감성 공유
초기에는 동호회원들이 먼저 나서서 공연기획사와 협의해 공연시간과 관람료를 결정했지만 요즘은 공연 시작 전 기획사에서 유명 동호회에 먼저 공연 자료와 단관 요청 제안서를 보낸다. ‘난타’, 뮤지컬 ‘달고나’의 홍보를 맡은 PMC의 관계자는 “단관 수요를 보면 공연이 얼마나 흥행할지 가늠해볼 수 있고 입소문으로 공연이 알려지는 효과도 있다”고 장점을 밝혔다.
‘단관’ 동호인들에게도 관람료가 싸다는 것만 이점은 아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단관동호회 ‘같이 공연 보실래요’의 운영자 성정훈씨(28·대학원생)는 “공연 후 출연진과 만날 수 있고, 기획사 쪽에 공연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다”며 “혼자 관람하는 것으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문화체험”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동호회로 ‘단관’을 즐긴다는 네티즌 손돈석씨(27·회사원)는 “공연 후 게시판을 통해 재미있는 장면이나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며 “단관은 공연의 의미를 공연 이후까지 확대해 준다”고 말했다.
○ 열성 차세대 관객의 확보
뮤지컬 ‘터널’ 50%(9월 3일부터), ‘장준하’ 30%(18∼21일), ‘렌트’ 40% 할인 등 곧 개막하거나 공연 중인 뮤지컬 ‘단관’의 할인율은 대체로 30∼50%. 따라서 단관 관객이 늘어날수록 수익은 적어진다.
그러나 공연 제작자쪽에서는 눈앞의 이익만 좇을 수 없는 점이 있다. 첫손 꼽히는 것은 차세대 관람객을 육성한다는 것. 공연예술은 비싸서 보지 않는다던 20, 30대가 ‘단관’의 주요 참여자다. 공연기획자 백정희씨는 “공연 기반이 약한 우리 현실에서는 돈을 많이 못 벌더라도 객석을 채우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단체관람 동호회 | |
동호회명 | 주소 |
Welcome to Broadway | http://cafe.daum.net/broadway |
매진 입장권 티켓 싸게 사기 | http://cafe.daum.net/dcticket |
뮤지컬매니아 | http://cafe.daum.net/musicalmania |
같이 공연 보러 가실래요 | http://cafe.naver.com/sweetperformance |
공연 매니아 클럽 | http://theatermania.cyworld.com |
오마이뮤지컬 | http://ohmymusical.cyworld.com |
세이뮤지컬 | http://saymusical.cyworld.com |
SONG&DANCE | http://home.freechal.com/musical21/ |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이 기사 취재에는 대학생 인턴기자 황은재씨(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도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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