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TV’ 스타…TV드라마서 인기몰아 영화서 대박내기

  • 입력 2004년 8월 12일 18시 18분


‘파리의 연인’의 인기에 힘입어 김정은이 출연한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도 흥행에 선전했다.-사진제공 SBS
‘파리의 연인’의 인기에 힘입어 김정은이 출연한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도 흥행에 선전했다.-사진제공 SBS
《“영화와 TV드라마의 협업시대가 왔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 최근 영화와 TV드라마에 몰아치기로 동시 출연하는 연기자들이 늘고 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김정은이 출연한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는 드라마 방영 중인 7월 16일 개봉됐다. 영화 ‘늑대의 유혹’(개봉 7월 23일)으로 ‘얼짱 청춘스타’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강동원은 21일 첫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매직’에 출연한다.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개봉 7월 23일)의 정다빈은 7월 28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에 출연중이다.》

SBS ‘장길산’에 출연 중인 유오성의 영화 ‘도마 안중근’은 27일 개봉되며 차태현 역시 MBC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 방영 기간 중 주연을 맡은 영화 ‘투 가이즈’가 상영됐다.

연기자들이 드라마와 영화의 ‘몰아치기 출연’에 나선 것은 조재현이 SBS드라마 ‘피아노’ 이후 영화 ‘나쁜 남자’(2002년 1월)를, 권상우가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이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올 1월)를 잇따라 히트시킨 데 고무됐기 때문.

김정은의 매니저인 박유택씨는 “1년 전 ‘파리의 연인’ 기획 때 출연제의가 들어온 영화 중 드라마 방영기간에 맞춰 영화가 개봉되는 ‘내 남자의 로맨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얼짱 스타 반열에 오른 강동원이 TV드라마 ‘매직’으로 인기몰이에 나섰다.-사진제공 SBS

‘몰아치기 출연’의 효과 덕에 ‘내 남자의 로맨스’는 관객 수 120만명을 넘겼다.

영화제작사 싸이더스 기획실 배윤희 팀장은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오기 때문에 영화에 파급되는 어부지리 효과가 적지 않다”며 “드라마를 통해 배우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영화 홍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MBC 드라마 ‘다모’로 인기를 얻은 하지원이 출연한 영화 ‘내 사랑 싸가지’에 예상보다 많은 관객이 든 사례를 보아도 영화계로서는 ‘안방극장 스타’가 흥행의 안전판이 될 수 있다는 것.

연기자로서도 인기 상승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몰아치기 출연’은 매력적이다. 영화가 성공해도 배우 한 사람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올라가기는 어렵지만 TV드라마에선 단숨에 톱클래스가 될 수 있기 때문. 김정은 유오성 등 영화에서 성과가 부진했던 연기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인기 수혈을 받아 영화로 다시 진출하는 사례가 이를 설명한다.

연예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 박성혜 이사는 “‘영화+드라마’ 동시 출연 전략은 아직 정착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신경 써야 할 기법”이라며 “배우로서는 자신의 상품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 동시 출연이 위험한 도박이라는 지적도 있다. 동시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어느 한쪽이든 뜨지 못하면 둘 다 흥행에 실패할 수 있고, 같은 시기에 여러 군데 얼굴을 비치는 배우에게 관객들이 쉽게 식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영섭씨는 “관객을 압도하는 연기력이 필요한 영화와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는 연기 속성이나 스타일이 다른데, 둘 다 비슷한 이미지로 가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김정은처럼 기록적인 드라마 시청률이 나와도 영화에서 관객수 300만명 이상의 대박이 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시너지 효과에 앞서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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