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光은 ‘불을 밝히다’나 光明(광명)처럼 빛을 뜻한다. 이후 빛이 있어야 어떤 모습도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風光(풍광·경치)라는 뜻이, 다시 光陰(광음)처럼 시간이라는 뜻이 생겼다.
復은 척(조금 걸을 척)과 <으로 이루어졌는데, <은 소리부도 겸한다. <은 갑골문에서 아래쪽은 발(치·치)의 모양이고, 위쪽은 긴 네모꼴에 양쪽으로 모퉁이가 더해졌다. 여기서 발(치)은 오가는 모습이고 나머지는 통로로, 통로를 오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 <이라 풀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은 청동을 제련할 때 쓰던 발풀무의 모습을 그렸다는 설이 더욱 적절해 보인다. 발풀무는 손풀무에 비해 용량도 크고 효율성도 훨씬 높다. 상나라는 청동기의 제작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수준 높은 작품이 많이 나왔던 시기이다. 따라서 대용량의 효율적인 풀무 사용이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다만 풀무의 몸통이 네모꼴로 그려진 것은 딱딱한 거북딱지에다 칼로 글자를 새기는 갑골문의 필사 특징 때문이며, 금문에서는 실제 모습처럼 원형으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은 포대 모양의 대형 풀무를 발(치)로 밟아 작동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풀무는 빈 공간을 움직여 공기를 내뿜게 하는 장치다. 그래서 풀무는 밀었다 당기는 동작이 反復(반복)되는 특성을 가진다. 그래서 <에는 오가다나 反復의 의미가 생겼고, 갔다가 원상태로 돌아온다는 回復(회복)의 의미도 생겼다. 그러자 척을 더한 復을 만들어 ‘돌아오다’라는 동작을 더욱 구체화했다. 다만 ‘다시’라는 부사어로 쓰일 때에는 復活(부활)처럼 ‘부’로 읽힘에 주의해야 한다.
<과 肉(고기 육)이 결합된 腹은 풀무의 자루처럼 부푼 사람의 ‘배’를 말한다. 또 複은 옷(衣·의) 위에 옷을 다시(復) 입는 ‘겹옷’을 말하며, 이로부터 複數(복수)라는 의미가, 다시 複雜(복잡)의 뜻도 생겼다.
한편 復은 한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復舊(복구)되는 것을 回復이라 하듯, 반대로 된다는 의미도 갖는다. 그래서 覆은 거꾸로(復) 뒤집힌 덮개(아)를 말하여, ‘뒤집히다’는 뜻으로 쓰인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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