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경찰 대변인은 이날 “검은색 복면을 한 무장괴한 2, 3명이 오슬로의 뭉크미술관에 침입해 총으로 직원을 위협하며 두 작품을 내놓으라고 했다”며 “용의자들은 (준비해 온) 아우디 A6 승용차를 이용해 도망갔다”고 발표했다. 강도 현장을 목격한 관람객들은 처음에는 도난사건이 아니라 테러 공격인 줄 알고 공포에 떨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프랑스의 한 라디오 프로듀서인 프랑수아 카스탕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미술관에는 명작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장치도 없었고,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들은 철사로 벽에 걸려 있었고 (범인들은) 작품을 세게 잡아 당겨 철사를 끊은 뒤 작품을 갖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뭉크가 1893∼94년에 직접 그린 ‘절규’는 모두 4종. 뭉크미술관에는 이날 도난당한 것 외에 1점이 더 전시돼 있고 나머지 2점은 오슬로국립미술관과 개인 미술애호가가 소장하고 있다.
뭉크의 ‘절규’는 명성에 걸맞게 자주 전문털이범의 표적이 됐다. 1994년 2월에도 전문털이범이 사다리를 타고 국립미술관에 진입해 절단기로 그림을 떼어갔고 이 장면이 감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되면서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당시 이 작품은 3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3명의 노르웨이 범인들은 정부를 상대로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뒤 체포됐다. 그림은 손상되지 않았다.
뭉크미술관 대변인은 이날 “뭉크의 작품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만큼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곧 되찾을 것이라는 뜻이다.
정신적 압박을 받는 인간 심리를 잘 묘사해 20세기 표현주의 미술의 기초를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 뭉크는 81세를 일기로 1944년 사망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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