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세계의 비경]<하>뉴질랜드 남섬 - 스키

  • 입력 2004년 8월 26일 17시 03분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 주변의 카드로나 스키장에서 점프하는 스키어. 지금 남반구의 뉴질랜드는 늦겨울에 들어 최고의 스키시즌을 맞고 있다. 사진제공 뉴질랜드관광청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 주변의 카드로나 스키장에서 점프하는 스키어. 지금 남반구의 뉴질랜드는 늦겨울에 들어 최고의 스키시즌을 맞고 있다. 사진제공 뉴질랜드관광청
연일 30도를 훨씬 넘는 무더위가 한 달 가까이나 계속된 올여름.기록적인 더위일 것이라는 장기예보가 내심 틀리기만 바랐건만 끝내 정확히 들어맞은 것을 보면서 ‘원치 않는 것은 틀림없이 들어맞는’ 머피의 법칙의 신통함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 더위 속에 늘 간절히 바라던 것이 있으니 한겨울인 남반구에서 즐기는 스키여행이다. 그러던 중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일본 아피고원 스키장의 스키학교장 고다마 에이치였는데 열흘간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으로 스키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순간 그 무대는 호주 산악과 뉴질랜드 남섬의 서던알프스산맥, 칠레의 안데스산맥의 스키장. 적도 아래 남반구인 그곳의 계절은 북반구인 우리와 정반대로 늦겨울인 지금은 스키시즌에서도 최고다. 쌓인 눈은 많고 기온은 높으며 날씨는 쾌청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남섬, 거기에서도 와카티푸 호반의 퀸스타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빙하호수 ‘와카티푸’를 둘러싼 험준한 산악은 스키를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지형. 스키장은 이 산악에서도 호수 주변에 4개가 있다.

그곳을 향해 비행 중인 항공기의 기내. 게서 잠만 잔다면 항공료 절반치는 허비한 셈이 된다. 프리미엄 급이라 할 뉴질랜드의 기막힌 자연풍광을 흘려버린 탓이니. 그 수려함이란 이미 영화 ‘반지의 제왕’을 통해 확인한 바. 뉴질랜드를 뻔질나게 드나든 나 같은 이에게도 물리지 않는 ‘신의 선물’이라 할 만하다.

뉴질랜드 겨울 풍경은 한국과 판이하다. 눈은 해발 1200m의 설선(snow line·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고도) 위에만 쌓인다. 그러니 평지는 한겨울에도 초록빛. 슬로프에 서면 푸른 대지와 산중턱에 걸린 하얀 구름이 내려다보인다. 가끔 운해가 낄 때면 스키장은 천상세계로 변한다. 운해 위로 즐기는 스키는 일생일대의 체험이다. 올겨울은 적설량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베이스마다 120cm 이상을 기록할 만큼 눈이 충분히 내렸다.

뉴질랜드의 스키장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환경보호를 위해서다. 때문에 마을에 머물며 오가게 되는데 퀸스타운은 남섬의 대표적인 스키마을이다. 주변의 스키장은 모두 4개. 와카티푸 호수 지역에 두 개(코로넷피크 더 리마커블스), 한 시간 거리의 와나카 호수 지역에 2개(카드로나 트레블콘)가 있다.

스키여행의 매력 중 ‘애프터 스키(After ski)’를 빼놓을 수 없다. 스키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진짜 스키고 나머지 하나는 스키를 즐긴 후 휴식을 뜻하는 ‘애프터 스키’다. 애프터 스키의 묘미란 이렇다. 물먹은 스펀지처럼 피곤한 몸을 뜨거운 욕탕 혹은 샤워로 풀거나 스포츠마사지 아니면 수영으로 풀고 나면 몸은 날아갈 듯 가볍고 기분은 상쾌하기 마련. 이때 생각나는 것이 있다. 시원한 맥주 혹은 향긋한 와인을 겸한 멋진 저녁식사. 이것이 애프터스키다.

그런 면에서 퀸스타운은 애프터스키의 명소로 세계 최고라 할 만하다. 이것은 10년간 전 세계 100개 스키장을 답사 취재한 결론이다. 품질 좋은 뉴질랜드와인과 맥주, 한식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멋진 식당, 운치 있는 호반산책로, 극장과 바, 카지노 등등.

비집고 들어설 틈 없이 꽉 들어찬 레드록 바의 실내에 선 채로 병맥주를 홀짝이며 워런 밀러(세계적인 스키& 보드 비디오 작가)의 스키비디오를 보는 즐거움, 호수 선창의 술집 창가에서 와인을 음미하며 즐기는 향기로운 휴식. 이 모두가 퀸스타운의 숨겨진 매력이다.

가장 가까운 코로넷피크 스키장은 오가기 편리하고 전망이 아름다워 최고의 인기다. 더리마커블스는 거친 산악이 매력이고 1시간30분 거리의 트레블콘 스키장은 와나카 호수를 내려다보며 쏘는 다이내믹한 다운힐과 풍광이 매력이다. 뉴질랜드 스키시즌은 6월 중순∼9월 중순. 떠나기에는 지금도 늦지 않다.

○ 여행 정보

▽뉴질랜드관광청(한글 및 영문)=www.newzealand.com

▽퀸스타운=쇼트오버제트(제트보트)와 번지점프(상업용)의 발상지(스키퍼스 캐니언)로 ‘세계 모험의 수도’라 불릴 만큼 어드벤처투어가 발달한 곳. 밀포드사운드(피오르 지형), 마운트쿡 국립공원(태즈먼빙하) 패키지 버스투어도 출발.

○ 뉴질랜드 스키투어

스키전문 박경숙여행사(www.skiexprsss.com)에서 다양한 패키지투어 판매 중. 8일 일정 199만원(숙박+항공료+리프트 및 셔틀버스 4일권)부터. 02-3785-0127


퀸스타운=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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