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중구 도원동 도원교회 성가대연습실.
20∼40대 여성 30여명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추억의 팝송인 그룹 아바의 ‘댄싱 퀸(Dancing Queen)’을 열창하고 있었다.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 등 파트별로 화음을 맞춰 부르는 ‘뮤지컬 댄싱퀸’은 아바가 직접 부르는 것 보다 더 매혹적인 노래로 변신해 있었다.
이들은 인천여자고등학교 출신으로 구성된 ‘에로스 동문 합창단.’
1998년 결성된 이 합창단은 대학생에서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동문이 ‘합창’이란 공통분모를 통해 동문간의 정(情)을 쌓는 모임이다.
“살림과 아이 교육 때문에 동문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합창’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얻게 됐어요.”(조순희 단장·69회)
이들은 요즘 매주 일요일 모여 지휘자 이경자씨(42·69회)의 지휘로 3∼4시간씩 맹연습을 하고 있다. 9월 7일 오후 7시 반 인천아트센터(옛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제2회 에로스 합창단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
서울에서 매주 연습에 나오는 최성주씨(37·서울 서초구 우면동·74회)는 “결혼한 동문끼리 우리처럼 자연스럽게 자주 모이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편이 옆에서 ‘부럽다’란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합창단원들은 최근엔 팝송과 가곡 등 12곡이 담긴 음악 CD를 녹음했다. 동문들에게 합창단의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또 인천지역 보육원과 노인복지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공연하는 등 봉사활동에도 앞장을 서고 있다.
이 합창단의 활발한 활동에 자극 받아 인천 지역에선 처음으로 9월 23일 오후 7시 반 인천아트센터 대강당에서 고교 동문합창단들의 연합 연주회가 열린다. 에로스동문합창단을 비롯해 인천고 ‘필리아’, 광성고 ‘아가페’, 선인고 ‘브니엘’, 숭덕여고 ‘샤론’, 대건고 ‘대건’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에로스동문합창단원들은 “20여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선후배가 학창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 모이는 것 자체가 기쁨”이라고 입을 모았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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