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체험 ‘극(極)과 극’=“요즘은 중간층이 사라졌어. 예전에는 다른 건 실속 있게 준비하면서도 드레스만 200만∼300만원대를 찾는 부류가 꽤 됐는데.”
“집만 봐도 그래. 요즘 12∼13평짜리 아파트 전세 구해놓고 시작하는 커플이 늘었지. 근데 한편으로는 타워팰리스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부부도 있어.”
“예단도 200만원짜리부터 1억원짜리까지 층이 확 갈리더라.”
“예단 1억원은 너무 심하다. 요즘 예단 평균치가 700만원 선이던데….”
이야기 끝에 한 커플의 이야기가 나왔다. 신랑 어머니가 밍크코트를 원했고, 신부 쪽은 600만원짜리를 준비했으나 마음에 안 든다며 1000만원이 넘는 걸로 새로 맞췄다. 신부 어머니는 한복 한 벌 못 받았다. 거기다 예단도 1000만원어치를 했는데 신부 쪽으로 돌아온 돈은 고작 200만원. 컨설턴트들은 “아들 갖고 ‘장사’하려는 부모들의 의식을 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깐깐한 남자들 늘어=“혼수에 대해 참견하는 남자들 늘지 않았어?”
“가전만 해도 DVD플레이어 해와라, 홈시어터 해와라 등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사람이 많은 듯해.”
“그래 요즘 참 홈시어터가 인기더라. 그리고 양문형 냉장고도 많이 원하고. 희한하게 가전제품에 대해 욕심을 많이 내던데.”
“피부에 대한 욕심은 또 얼마나 큰지. 신부 따라 마사지숍에 함께 가서 피부관리 받는 신랑이 부쩍 늘었잖아.”
“신부 화장할 때 보통 신랑은 간단하게 받거나 귀찮다고 화장 안 받는 사람도 많았는데, 요즘은 반드시 물어봐, 화장해 주느냐고. 수더분하게 해주면 마음에 안 든다며 새로 해달라는 사람도 있어.”
“신부만 오래하고 신랑은 간단하게 한다고 하도 말들이 많으니까 요즘 미용실에서도 신랑을 위한 인력을 따로 두잖아. 예전에는 ‘깍두기’였던 신랑이 주체가 되고 있어.”
“드레스숍에 가도 보통은 신부 옷만 많고 신랑 옷은 몇 벌만 있잖아. 너무 적다고 불만인 신랑이 많아. 그러면 턱시도 전문숍으로 모시고 가는 수밖에.”
▽준비과정에서 파혼도 많아=“이혼율이 높은 만큼 결혼 준비 중 마음이 안 맞으면 파혼하는 커플도 꽤 많아진 듯해.”
“어차피 이혼도 많은데 함께 살기 전에 파혼하게 돼 오히려 더 잘됐다는 식이야. 한 20%가 파혼하는 것 같은데.”
“깨지는 커플의 대부분은 준비과정에서 서로 감정이 쌓이다가 양쪽 집안 문제가 겹치면서 폭발하는 것 같아. 한 번은 준비 잘하다가 신랑이고 신부고 연락이 안 되는 거야. 겨우 겨우 연락해 신부에게 물었더니 예단을 200만원을 보냈는데 신랑측이 100만원을 안 돌려줬대, 그걸로 대판 싸우고 결혼 준비가 중단된 거야.”
“야외 촬영까지 끝내고 헤어지는 경우가 참 난감한데 이럴 때 앨범은 보통 신부가 찾아가더군. 사진 찍어놓고도 앨범 작업 하지 말아달라고 연락 오거나 촬영장에 안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많이들 헤어지더라고.”
“돈 문제로도 많이들 다투는데 어차피 결혼하면 안주머니가 바깥주머니 되지 않아?(두 컨설턴트는 결혼했고 한 명은 미혼이다) 서로 누가 더 받았느니 덜 받았느니 따지지 말고 서로를 챙기면 갈등도 없을 것 같아.”
▽예비 신랑 신부에게 조언=“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품목을 한두 가지 정한 뒤 필요 없는 건 과감히 생략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충분히 의견을 조율한 뒤 결혼을 했으면 합니다. 둘이서 원하는 바를 명확히 합의한 뒤 준비하면 싸울 일도 없죠. 그러려면 결혼 준비는 적어도 7개월 전부터 해야 합니다.”
“이것만은 명심할 필요가 있죠. 결혼 준비는 ‘결혼식’에 대한 준비가 아니라 ‘결혼 생활’에 대한 준비라는 것을. 서로 잘하자는 다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결혼 준비가 아닐까요.”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