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3일 개봉 ‘돈 텔 파파’ 주인공 유승호군

  • 입력 2004년 9월 1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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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텔파파’에 출연해 극중에서 부자 간의 정을 나누는 유승호. 김미옥기자
영화 ‘돈텔파파’에 출연해 극중에서 부자 간의 정을 나누는 유승호. 김미옥기자
영화 ‘집으로…’를 기억하세요?

산골에서 켄터키 치킨을 사달라고 조르고 “더럽다”며 나이든 할머니(김을분·80)를 괴롭히다 나중에 정이 들어 훌쩍훌쩍 울던 상우(유승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 작품으로 최연소 대종상 신인 남우상 후보가 됐던 승호(11·인천 부현초등학교 5)를 최근 인터뷰 했습니다. 2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 승호는 3일 개봉하는 영화 ‘돈 텔 파파’에서 주인공 초원으로 나옵니다.

아버지 철수(정웅인)가 고교시절에 ‘저지른’ 첫 사랑으로 태어난 초원은 극중 밤무대 MC인 아버지와 애틋한 정을 나눕니다.

● 승호의 고민

△기자=영화가 조금 야한 것 아니니. 시사회 때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 가’ 등급이라서 승호는 못 본다고 하던데….

△유=사실 편집 상태에서 서너 번 봤어요.

△기자=그럼 영화진흥법 위반이다.

△유=…. 아이, 참 주인공으로 나왔는데 한번 안 보고 싶겠어요.

‘돈 텔 파파’의 개봉 직전까지의 제목은 ‘아빠하고 나하고’. 가족애를 다룬 차분한 드라마로 기획됐지만 흥행을 위해 제작과정에서 성적인 코미디 요소가 강해졌다.

개봉을 앞둔 요즘 승호의 최대 고민은 극중 ‘누드’ 출연이다.

△유=영화를 봤는데 뒷모습 뿐 아니라 앞이 다 나오잖아요.

△기자=?

△유=그래서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깻잎 붙여달라고 했는데 안 해 줄 것 같아요. 어휴.

△기자=(승호의 이유 있는 주장과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 승호가 생각하는 연기, 영화

△기자=우는 연기를 너무 잘 하더라.

△유=눈물을 잘 흘리는 편이예요. 아빠(정웅인)가 여자 복장을 하고 지방에서 오디션에 참가할 때는 정말 눈물이 핑 돌았어요.

△기자=장래 꿈도 영화배우겠지?

△유=아뇨.

△기자=?

△유=처음에는 몰랐는데 연기는 할수록 점점 더 어렵고 재미없어요. 또 내가 ‘집으로…’의 누구로 기억되는 게 싫어요. 그건 제가 아니거든요.

△기자=‘집으로…’의 김을분 할머니와는 지금도 연락이 되니?

△유=작년까지는 연락했었는데 요즘 전화 못 드렸어요. 자주 연락해야 하는데…

● 3학년 같은 5학년?

△기자=엄마는 웃으면서 승호의 꿈이 ‘돈 많은 백수’라고 했는데 맞니?

△유=어휴, 그 얘기도 하셨어요? 1학년부터 4학년까지는 그랬죠. 엄마가 컴퓨터만 하고 공부 안하면 나중에 백수 된다고 해서 그렇게 답했어요(웃음). 그전에는 경찰관, 소방관이었고…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기자=36명중 18등 성적이라면서…(웃음).

△유=성적이 ‘딱’ 적당하지 않아요?

△기자=좋아하는 영화는?

△유=‘에이리언’ ‘스크림’ ‘가필드’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터미널’. 아, 그리고 ‘집으로…’ ‘돈 텔 파파’도 있네요. 주로 공포영화인데 무서우면서도 재밌어요.

승호 어머니는 승호를 놀기 좋아하고 장난 심한 “3학년 같은 5학년”이라고 했다. 몇 번이나 “인터뷰 끝났죠?”라고 물으며 기자의 메모를 흘끗흘끗 훔쳐보던 열한 살 승호와의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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