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장 후보자 어떤 인물]김상웅-김자동씨

  • 입력 2004년 9월 1일 18시 55분


신임 독립기념관장 인선 논란의 쟁점은 최종 후보로 문화관광부에 추천된 세 사람이 독립운동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해 왔는가 하는 점이다. 독립기념관측은 전문성 개혁성 경영능력 인성평가 등 4개 항목을 평가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지만, 최근 청와대와 문화관광부에 건의서를 전달한 김우전(金祐銓) 광복회장 등 독립운동가와 유족들은 “독립기념관은 민족정기를 선양하는 국가의 상징적 기관인 만큼 지금까지처럼 애국지사나 순국선열 유족이 관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종 후보로 압축된 세 사람 중 김삼웅(金三雄·61) 독립기념관 이사는 1970년대 신민당 당보였던 ‘민주전선’ 편집부장을 시작으로 ‘사상계’를 거쳐 평민당보인 ‘평민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구 야당인맥에 속한다.

1993년부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만들었던 아태평화재단 기획조정실장으로 4년여간 근무하며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유지했다. 그러나 한번 원칙을 세우면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 고집 때문에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그리 원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김 전 대통령 집권 직후 서울신문 주필 겸 상무로 언론계에 발을 디뎠다. 독학으로 친일문제를 공부한 ‘재야 사학자’로 분류된다. 백범학술원 위원 등을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한국곡필사’ 등이 있다.

김자동(金滋東·75) 조선민족대동단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최종 후보 3인 중 유일한 독립운동 유가족. 조부인 김가진(金嘉鎭) 선생은 대한제국 농상공부대신 등을 지낸 문신이었지만 독립운동에 가담해 항일비밀결사인 ‘대동단’ 총재로 추대됐다. 일제의 강제병합 후 상하이 임시정부에 참여했다. 아버지 김의한(金毅漢), 어머니 정정화(鄭靖和)씨도 독립운동가였다. 특히 정정화 여사는 치마폭에 임정 군자금을 감춰 압록강을 여러 차례 넘나든 일화로 유명하며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버지 김의한씨는 6·25전쟁 때 납북됐으며 당시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김 상임이사는 생계를 위해 학업을 중단했다. 김 상임이사는 언론계에 잠시 종사하다가 ㈜에이스 회장 등 개인사업을 해 왔으며 2002년 할아버지를 기리는 ‘대동단기념사업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후보 중 박석흥(朴錫興·62) 독립기념관 감사는 경향신문 문화부장, 문화일보 학술문화부장과 출판국장 등을 지냈으며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등을 거쳐 2001년부터 독립기념관 감사를 맡아 왔다.

추천위는 당초 김삼웅 박석흥 두 사람만 추천했으나 3배수로 추천해 달라는 독립기념관 측의 요청으로 뒤늦게 김자동 후보를 추가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광복 60돌을 앞둔 지금도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3대(代)가 가난하고 친일했던 사람은 3대가 떵떵거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역대 독립기념관장
1∼2대(재임 1986∼1991년)안춘생(安椿生)광복군 난징(南京) 지대장
3대 (1992∼1994년)최창규(崔昌圭)한말 순국열사 면암 최익현(勉庵 崔益鉉) 선생 후손
4∼5대(1995∼2000년)박유철(朴維徹)상하이 임정 2대 대통령 박은식(朴殷植) 선생 손자
6대(2001년∼)이문원(李文遠)한말 충남 홍성의병장을 지낸 이남규 선생 후손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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