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리오토교수 “中-日 역사왜곡은 韓 덜 알려진 탓도 있어”

  • 입력 2004년 9월 1일 19시 13분


“이탈리아가 ‘프랑스는 과거 로마제국의 땅이었으니 우리 것이다’라고 한다면 얼마나 비웃음을 사겠습니까. 그런데 중국과 일본의 최근 역사왜곡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한국이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 큽니다.”

2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주최의 ‘교과서 콜로키움’에 ‘외국 책에서의 한국에 대한 오해와 무지’를 주제로 강연하는 마우리치오 리오토 교수(이탈리아 나폴리 동양학대 한국어-한국문학과·사진).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2002년 월드컵 전까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은 박두익이었다”고 말했다. 1966년 런던 월드컵대회 이탈리아 대 북한 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박두익을 한국인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한국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외국인 한국학 연구자들 중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중국 일본 자료로 한국을 배웠기 때문에 객관적이지도 않습니다. 또 한국학에 관한 외국어 책도 중국과 일본에 비하면 형편없이 부족합니다.”

리오토 교수는 한국 정부가 한국 문학의 외국어 번역사업만 지원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역사, 철학, 종교, 미술사 등을 먼저 소개해야 한다는 것.

이어 한국 학계의 폐쇄성도 꼬집었다.

“일부 한국 대학의 국사학과는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이고 교류도 부족합니다. 학자들도 민족주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너무 강하게 드러내는 경향이 있어요.” 리오토 교수는 한국 학자와 외국 학자들로 위원회를 만들어 ‘한국 핸드북’ 같은 책을 영어 및 주요 언어로 번역해 각국 대학교와 도서관에 배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