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기 연예인들 병역비리 연루… 방송계 비상

  • 입력 2004년 9월 12일 21시 09분


정상급 연예인들이 불법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서경석(왼쪽)이나 이훈처럼 성실하게 군복무를 마친 사람도 많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상급 연예인들이 불법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서경석(왼쪽)이나 이훈처럼 성실하게 군복무를 마친 사람도 많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가짜 신장 질환으로 병역을 기피한 이들에 대한 수사가 인기 연예인으로 확대되자 방송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사건에 세 명의 정상급 연예인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이 출연 예정이던 드라마의 제작진은 진상 파악과 스케줄의 전면 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이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확인되면 재신검을 받은 뒤 징집 여부가 결정된다. 공소 시효 3년이 지나 형사 처벌은 받지 않는다.

수사 선상에 오른 한 탤런트는 내년 1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슬픈 연가’에 캐스팅됐으나 이번 사건으로 출연이 불투명해졌다. ‘슬픈 연가’는 MBC가 제작비 50억원을 들여 호화 캐스팅을 하고 대부분의 장면을 해외에서 촬영하는 등 야심 차게 준비한 것이다.

MBC 이재갑 드라마국장은 “이번 주 초에 교체 여부를 외주제작사인 김종학 프로덕션과 논의할 예정”이라며 “그가 재징집 대상이 되면 교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탤런트는 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의 일대기를 다룬 KBS2 드라마 ‘해신’에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아 이미 중국에서 촬영 중이다. 그는 사건이 불거지자 최근 촬영을 중단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드라마국 김현준 팀장도 “수사 당국의 발표에서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그가 빠지더라도 촬영분이 많지 않아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슬픈 연가’와 ‘해신’의 제작을 동시에 맡은 김종학 프로덕션은 ‘방송사측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최근 개봉한 영화에 출연한 것 외에 공식 스케줄이 없어 수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

한편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의 대표이자 유명 매니저인 J씨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어 이번 사건으로 인한 연예계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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