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연미인’으로 소문난 여자 연예인 A양의 예전 모습이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왔는데 넓적한 윗니가 툭 튀어나와 있다는 것. 한 스포츠신문은 A양이 치아가 모두 넓적해 웃으면 답답해 보이는 콤플렉스 때문에 치아 10개를 모두 뽑고 다시 심는 ‘엽기적인 대공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A양을 자연미인으로 믿었던 일부 네티즌들은 ‘속았다’는 반응이지만 ‘아름다운 미소’를 위해 생니를 뽑는 대공사를 참아낸 A양이 측은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영국 여배우 비비언 리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봤지만 탈락했다. 그가 뒤돌아서며 아쉬움이 가득한 미소를 보인 순간, 심사위원석에서는 “바로 저 여자다”라는 탄성이 나왔다. 한 순간의 미소가 운명을 바꾼 것이다.
취업이나 승진 등 사회생활에서 개인의 이미지는 때로는 실제 그가 가진 실력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결정하는 포인트는 ‘미소’다.
○ 완벽한 미소의 조건
표정연구가인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의 정연아 소장은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꼬리는 내려가는 안동 하회탈과 같은 미소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의학적인 기준을 적용하자면 더 복잡해진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베스트덴 치과 김현철 원장이 말하는 베스트 스마일은 이렇다.
“핑크빛의 잇몸은 보일 듯 말 듯, 윗니가 8∼10개 정도 드러나며 아랫입술이 윗니의 아래쪽 선과 평행의 아치모양을 이룰 때. 치아가 고르고 제 위치에 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강남구 신사동 올리브성형외과 반준섭 원장은 “웃을 때 눈이나 입 주위의 주름이 두드러지지 않고 입이 튀어나오지 않아야 하며 코끝이 내려가 화살코가 되거나 콧구멍이 너무 넓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전체 이미지를 중시하는 정 소장이 꼽은 최고의 미소는 가수 이효리와 비. 웃을 때 하회탈 같은 인상이 귀엽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웃는 모습이 가장 낫고 반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표정 변화가 없는 ‘포커 페이스’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치의학적인 면에서 베스트 스마일로 탤런트 송혜교와 배우 이병헌을 꼽았다.
○ 미소 ‘만드는’ 비용 4000만원
연예인들의 희고 고른 치아는 ‘자연산’인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연예인 매니저 이모씨는 “CF에서 웃는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투자’ 차원에서 수천만원을 들여 눈이나 코 성형뿐 아니라 치아교정과 미백을 시켜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치아 위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약 2년 정도 교정을 받는다. 치아 모양이 이상하면 도자기 재질의 ‘크라운’을 씌우거나 ‘라미네이트’를 붙이는 ‘보철’을 한다.
치아미백은 집에서 할 수도 있지만 치과에서 미백제를 바르고 레이저나 청색광을 이용해 하는 오피스 블리칭의 수요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잇몸이 너무 많이 보이면 잇몸을 조금 잘라내고 잇몸이 너무 짧으면 입천장의 살을 떼서 이식해주는 잇몸성형도 흔하다.
입이 너무 튀어나온 경우 성형외과에서 잇몸 뼈를 잘라 뒤로 넣어주는 돌출입교정술을 한다. 돌출입은 동양인에게 특히 많다.
웃을 때 코끝이 내려와 화살 코가 되거나 콧구멍이 너무 넓어진다면 코 수술을 받는다. 눈 주름은 보톡스, 입가의 팔자 주름은 레스틸렌이나 아테콜 주사로 해결한다.
덤으로 박신양 같은 ‘살인 보조개’를 만들거나 처진 입꼬리를 올려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서울 강남지역 치과, 성형외과에서 완벽한 미소에 필요한 이런 시술들을 모두 받는다면 얼마나 비용이 들까. 돌출입 교정술과 치아 교정, 미백, 잇몸성형을 하고 치아 4개에 라미네이트를 붙이며 눈과 입 주위의 주름을 없애고 코와 보조개 수술에 입꼬리까지 올려준다면 최고 4000만원이 있어야 한다.
○연습하면 된다
완벽한 미소의 조건을 갖추었을 미인 대회 참가자들도 대회의 긴장감 때문인지 오히려 미소가 어색할 때가 많다. 마음이 편해야 좋은 미소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반면 꾸준히 연습하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아름다운 미소를 만들 수 있다.
항공사 승무원 등 항상 미소를 지어야 하는 사람들도 미소 짓는 법을 교육받고 연습한다.
얼굴 근육이 굳어 있으면 웃어도 자연스러운 표정이 안 나온다. 근육은 쓰면 쓸수록 발달하는 법. 거울 앞에서 ‘아 에 이 오 우’를 크게 발음하거나 ‘위스키∼’라고 발음한 상태에서 3초간 멈추는 것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을 들여 보자.
자신은 웃고 있는데도 남들이 ‘비웃는 것 같다’고 말한다면 입꼬리가 비대칭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는 경향이 있는데 많이 쓴 쪽의 입꼬리가 올라가게 된다. 의식적으로 입꼬리가 덜 올라가는 쪽으로 씹는 연습을 하면 된다. 2개월 정도 연습하면 웃는 모습은 바뀔 수 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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