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언어습득 과정 어떤 나라건 똑같다

  • 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10분


아기들은 나라나 언어에 관계없이 똑같은 과정을 거쳐 말을 배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장 먼저 명사를 익힌 후 이어 동사와 형용사를 차례대로 배운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아동건강 및 인적 발달 연구소’는 14일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7개의 서로 다른 언어를 배우고 있는 유아 2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생후 20개월 된 아기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아기들은 모두 첫째 자녀로 남아 152명, 여아 117명. 모두 정상 분만을 통해 태어났으며 모국어만 배웠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어머니들은 자녀가 사용하는 명사 동사 형용사 대명사 의문사 전치사 수식어 등을 설문지에 기록했다. 조사결과 모든 나라에서 명사가 다른 어떤 말보다 더 자주 사용됐다. 모든 언어권의 아기들은 평균적으로 300개에 가까운 명사를 익혔고 행동을 지칭하는 단어 위주로 동사도 약 100개를 알고 있었다. 대명사는 20개 정도를 배웠다. 연구를 주도한 마크 번스타인 박사는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데는 보편적인 순서가 있다”면서 “유아가 명사를 먼저 배우는 것은 명사가 구체적이며 보고 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동사나 형용사는 더 추상적이어서 유아들이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개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듀인 알렉산더 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언어 학습 장애를 겪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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