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이 됩니다. 저라면 은파를 평생 껴안고 가기 힘들 것 같아요.”(송일국)
KBS 2TV 주말극 ‘애정의 조건’(토·일 오후 7:50)이 혼전 동거와 유산 경험을 숨기고 결혼한 아내(은파)의 과거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둘러싸고 시청률이 치솟고 있다.
이 드라마는 은파와 남편 장수(송일국)의 갈등이 본격화된 8월 말 이후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9월 11, 12일에는 평균 시청률 38.3%(닐슨미디어리서치)로 지상파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3월 20일 방영 이후 처음이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장수 너무한다. 은파가 불쌍하다’ ‘은파가 잘못했다. 이혼해라’ ‘양쪽 모두 이해는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하루에 수백건씩 오르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연 한가인과 송일국을 만나 ‘여자의 과거’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두 탤런트는 “결혼 전에 말했으면 용서했을 것 같다”며 “과거는 용서할 수 있으나 거짓말은 용서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가인
“저라면 결혼 전에 모두 털어놓았을 겁니다. 속 시원히 말하지 않은 은파가 답답해요. 중매라면 몰라도 연애결혼이 많은 요즘에는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러나 한가인은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은파를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은파를 사랑했던 장수가 배신감에 치를 떠는 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은파는 더 맞아야 한다’는 일방적 비난은 이해 못합니다.”
한가인은 또 “그런 일이 실제로 내게 일어난다면 시부모 보기 무서워 결국 다시 맺어지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파에게 관대했던 시아버지(장웅)가 ‘(동거남과의 사이에) 애까지 있었다면 나라도 (용서하기) 힘들겠다’고 하는 대사가 있어요. 장수는 몰라도 시부모는 다시 못 볼 것 같아요.”
○송일국
“사랑했던 부인이 어두운 과거를 숨겼다면 고민 많이 될 것 같아요. 용서는 하더라도 계속 함께 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송일국은 “그러나 결혼 전에 다 털어놓았다면 용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변을 보면 대체로 연애 자주 해본 남자들이 결혼은 참한 여자들과 하잖아요. 장수가 바로 그런 타입인 것 같아요. 고르고 골라 참한 부인을 얻었는데 알고 봤더니 동거에 유산까지 했다면 배신감은 이만저만이 아니겠죠.”
송일국은 요즘 팬들로부터 ‘은파한테 잘 해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야외촬영 때 스태프를 비집고 들어와 송일국의 손을 잡고 부탁하고 간 40대 후반의 아주머니도 있었다고 한다.
○결말은?
‘애정의 조건’은 10월 10일 종영까지 8회가 남았다. 당초 줄거리는 장수가 은파를 용서하고 서로 화해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줄거리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여서 아직 결말은 확정되지 않았다. 담당 김종창 PD는 “해피 엔딩이겠지만 이들의 부부생활 유지에 현실적인 제약은 있을 수밖에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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