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회들은 주말나들이에 나서는 교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산중에 있는 사찰들은 늘어난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불교의 조계종은 사찰에 머물면서 스님들의 일상인 사찰생활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통도사(경남 양산시), 직지사(경북 김천시), 대흥사(전남 해남군), 수덕사(충남 예산군), 구룡사(강원 원주시) 등 전국의 38개 사찰을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로 지정했다.
주말을 이용한 1박2일 프로그램의 경우 새벽 예불, 참선, 다도, 발우공양 등이 기본수련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다 각 사찰의 특성을 살려서 건축 조각 공예 등 한국 전통 문화재를 둘러보는 사찰 순례, 연등 만들기, 탁본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주5 근무제 실시 이후 산사를 찾는 사람이 많이 늘어 포교의 호기를 맞고 있다”면서 “등산객이나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한차례 절을 거쳐 가는 게 아니라 불자가 돼서 절을 계속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음악회 연극공연 영화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법회와 연계시키는 ‘문화법회’를 여는 사찰이 늘어나고 있다. 청량사(경북 봉화군)는 18일 오후 7시 청량사 경내에서 ‘자비와 사랑으로 평화를’이란 주제로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 월정사(강원 평창군)는 10월 7∼10일 ‘제1회 오대산 문화축전’을 갖고 음악회 전시회 백일장 등반대회 등의 행사에 불자와 일반인을 초대한다. 올해 이미 산사음악회를 열었거나 계획 중인 절이 전국적으로 20여개에 이른다.
개신교의 경우 대형교회들은 집을 떠나서도 예배를 볼 수 있도록 가족 주말캠프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작은 교회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림교회(서울 강남구 신사동)는 경기 광주시에 있는 수도원과 경기 남양주시의 비전랜드에서 주말 예배캠프를 운용 중이며 주말농장 스포츠클럽 오토캠핑 자연학습탐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랑의교회(서울 서초구 서초4동)는 경기 안성시에 있는 수양관에서 주일예배를 보고 있는데 최근 5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토요예배를 신설한 데 이어 조용기 목사의 설교내용을 위성과 케이블TV의 기독교 채널로 방송해 교인들이 여행지에서도 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 중심가에 있는 교회들은 직장인들을 위한 평일 낮 예배를 강화하고 있다. 35년 전 직장인 예배를 처음 시작한 영락교회(서울 중구 저동)의 금요예배를 비롯해 새문안교회(종로구 신문로1가)의 목요예배, 정동제일교회(중구 정동)의 목요예배에는 200∼300명의 직장인이 참석하고 있다.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중구 정동)도 매주 수요일 주먹밥 콘서트를 열어 주변의 직장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다른 종교에 비해 평소 변화에 보수적이라는 얘기를 듣는 가톨릭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목5동성당이 일요일 오후 10시 미사를 개설한 데 이어 일요일 오후 8∼10시대에 미사를 개설하는 성당이 느는 추세다. 또 강원 평창군의 대화성당은 8월 8일 감자축제에서 관광객을 위한 야외행사를 가졌고 충남 보령시의 대천해수욕장 요나성당도 지난 여름에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을 위한 미사를 실시했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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