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타 8번 ‘비창’과 9번, 27번, 30번을 연주하는 이번 무대는 앞선 다섯 번의 연주회에 비해 연주가 자신에게 의미가 각별하다. 3월에 결혼한 그가 연말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
커다란 삶의 변화를 그는 어떤 내면의 울림으로 담아내게 될까.
“저도 어떤 연주가 나올지 궁금해요. 결국 무대 위에서만 확실한 그 무엇이 표현되니까요.”
‘연습이 아기에게 좋은 태교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그는 잔잔한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번 연주곡 중 그가 내면으로 가장 공감하는 작품은 소나타 27번 작품 90.
“2악장을 듣고 있으면 ‘이 위대하고 고집스러웠던 사람도 사랑을 갈구했구나’ 하는 연민이 들어요.”
반면 익숙한 레퍼토리인 소나타 8번 ‘비창’에 대해서는 ‘완성도와 구조면에서 감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곡에는 전문 음악인뿐 아니라 듣는 사람이 본능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분명한 합리성과 원리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해 명곡으로 대접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법조인인 남편에 대해 “원래 시각예술에 조예가 깊은데 결혼 이후 음악 공부도 맹렬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2년 4월 시작된 최씨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는 당초 내년 상반기에 끝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씨의 출산으로 다소 늦춰져 내년 9월, 11월에 7, 8회 연주로 막을 내리게 된다. 3만원. 02-6303-1919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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