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크레이지 포 유’…춤에 빠진 ‘로맨스 뮤지컬’

  • 입력 2004년 9월 23일 19시 16분


사진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사진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국내 초연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크레이지 포 유(Crazy for You)’는 1930년 조지와 아이라 거슈윈 형제가 음악을 맡은 ‘못 말리는 아가씨(Girl Crazy)’를 1992년에 리메이크 한 작품. ‘당신에게 미칠 듯이 푹 빠졌다’는 뜻의 제목처럼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1996년까지 4년간 공연된 ‘크레이지 포 유’는 거슈윈의 작품 중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롱런했다. 1992년 토니상 3개 부문(최고 뮤지컬, 안무, 의상) 수상작.

미국 뉴욕 은행가의 아들로 은행일보다 뮤지컬 배우에 더 관심이 많은 바비(남경주)는 채무자를 찾아 네바다주 시골 마을로 간다. 채무자의 낡은 극장을 압류하려던 바비는 극장주의 딸 폴리(배해선)에게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폴리에게 거절당한 바비는 유명 공연제작자 쟁글러로 변장하고 나타나 극장에서 공연을 해서 빚을 갚아주려고 한다. 폴리는 극장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가짜 쟁글러에게 반하고 설상가상 진짜 쟁글러까지 나타나면서 소동이 빚어진다….

경쾌한 탭댄스와 수잔 스트로만의 안무, 거슈윈의 음악이 이 작품의 핵심. 이번 공연에서는 스트로만의 안무가 돋보인다. 여자들이 들고 있는 긴 로프를 남자들이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듯 튕기며 춤을 추는 등 로프나 은쟁반, 곡괭이 같은 다양한 소품이 재치있게 활용됐다.

2부에서 진짜 쟁글러와 가짜 쟁글러가 술집에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듯 똑같이 행동하며 춤추는 장면은 웃음과 박수를 자아낸다.

극 전개가 느리고 다소 지루한 1부에 비해 2부는 호흡이 빨라져 극 흐름이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에겐 리듬이 있네(I got rhythm)’ 등 뮤지컬 팬에게 잘 알려진 거슈윈의 곡들이 등장하지만 일반 관객의 귀에는 쉽게 들어오지 않아 ‘귀보다는 눈을 위한’ 작품이다.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52-4030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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