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10월 11일 30돌 기념식

  • 입력 2004년 9월 23일 19시 25분


코멘트
1970, 80년대 반독재 민주화 투쟁 및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26일로 결성 30주년을 맞는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다음 달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결성 30주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1974년 7월 23일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던 지학순(池學淳) 주교가 ‘유신헌법 무효’를 주장하는 양심선언을 발표하고 체포되자 이에 항거하는 김승훈 함세웅 김병상 등 젊은 가톨릭 사제 300여명이 9월 2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을 결성했다.

사제단은 1976년 3월 1일 ‘민주구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다. 또 김지하 시인 구명운동, 서울대 법대 최종길 교수 의문사 진상규명 운동, 인혁당 사건 진상규명 운동 등 인권운동에도 앞장섰다.

1980년대 초에는 은폐됐던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밝히는 데 주력했고, 1987년 5월 18일에는 김승훈 신부가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이 축소·조작 및 은폐됐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김 신부의 폭로는 동아일보의 특종보도로 이어져 6·10항쟁을 촉발시켰고, 민주화를 앞당기는 촉매역할을 했다.

1990년대 들어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의 사회적 발언권이 세지면서 그 영향력이 줄어들긴 했지만 사제단은 계속해서 사회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에 힘쓰고 있다.

사제단 결성 이후 29년간 실질적으로 사제단을 이끌었던 김승훈 신부는 지난해 타계했고, 공동대표를 오래 해 온 함세웅 신부는 현재 서울 제기동성당 주임신부로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결성 이후 3, 4인의 공동대표제를 유지했지만 2002년부터 문규현 신부(전주교구 부안성당)가 대표를 맡고 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