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최고경영자(CEO) 루이스 플랫은 “5년이나 10년의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기업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급속한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불확실성은 경영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적이다. CEO들은 누구나 책 제목처럼 ‘20/20’(‘완벽한 시력’을 뜻하는 표현으로 이 책에서는 ‘뛰어난 선견지명’을 의미한다)을 꿈꾼다.
매킨지사의 컨설턴트인 저자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영자는 불확실성을 분석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직감’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거나 낡은 방식의 예측 지표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는 것.
그러나 저자는 불확실성은 체계화된 분석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좋은 전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이 네 가지 단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자 저자의 핵심 주장.
저자는 불확실성의 네 가지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1단계는 ‘명확한 미래’로 불확실성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래의 결과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2단계는 ‘선택적 미래’.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미래의 결과가 몇 가지 가능성으로 한정돼 있고 예측한 몇 가지 경우의 수 안에서 실제로 그 결과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3단계는 광범위한 예측만이 가능한 ‘범위의 미래’다. 예측 결과는 수치가 아닌 가능한 범위로만 제시되는 정도의 상황이다.
4단계는 ‘예측 불능의 미래’. 말 그대로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발생 가능한 결과의 범주조차도 인식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직면하는 상황은 1단계와 4단계를 제외한 2, 3단계의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의 단계를 이해하고 나면 이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몇 가지 핵심 전략 이슈들이 제기된다. 이는 △사업을 새로 조성할 것이냐, 기존 사업환경에 적응할 것이냐 △전략적 결정을 즉각 시행할 것이냐, 연기할 것이냐 △미래의 여러 가능성에 골고루 투자하는 다각화를 선택할 것이냐, 한 가지로 선택을 모으는 고도의 집중화의 길을 택할 것이냐 등이다.
저자는 VHS와 베타의 싸움, 위성전화 이리듐, 에어버스의 점보제트기, 페덱스 등 수십건의 구체적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통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보다 나은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과 의사결정법을 모색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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